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
구본형 지음/생각정원 펴냄
'변화경영' 전도사인 구본형이 역사와 사람의 그리스, '그리스인 이야기'를 냈다. "성공한 이들도 일생을 바쳐서 되고 싶은 것들이 따로 존재 하고….그렇다면 그리스를 읽어야 했다"고 말하는 그를 15일 서울 신문로 메트로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구본형은 "자기경영이라는 것은 신화를 떠날 수 없다"며 "새로운 운명을 만나서 미지의 삶 속에 들어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다"고 했다.
-그리스란 무엇인가.
=그리스는 사실 로마나 이태리에 비하면 유적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역사적 유적지로서의 그리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리스신화는 텍스트로 최고이다. 오래되고, 고도의 천재적인 그리스 비극 작가들을 통해 이야기 자체가 풍부해 졌다. 자기경영의 강력한 축 하나가 더 있어야겠는데, '네 운명' 거기에 소명을 찾아가는 것이 신화라고 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받았다. (이 책을 내고 나서 그리스를) 시리즈로 쓰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화가 역사를 만나는 경계선에서 이뤄지는 시리즈일 것 같다.
-영감을 준 신화속 인물은.
=판도라. 최초의 인간의 여성이다. 왜 희망이 나쁜 것들 속에 있을까. 희망이라는 것은 나쁜 것들 사이에 있을 수밖에 없다. 나쁜 상태에 있는 사람이 희망하는 것이 힐링이다. 또 가장 아름다운 신화 중 하나가, 페르세우스다. 평범한 소년이었던 페르세우스는 처음엔 불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다 자기 운명을 알게 되고 모험을 떠나게 되고, 메두사 목을 치고, 안드로메다와 사랑을 하게 되고,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구하게 된다. 중요한 모티브이면서 아름다운 이야기의 전형이다.
-각 장마다 '시인은 말한다'라는 꼭지를 넣었다.
=꼭지 하나 마다 나름대로 해석을 하고 싶었는데, 작가로서의 마지막 페이스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의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시인이라는 것이, 삶 자체를 시처럼 사는 것 아닌가. 그래서 시를 써서 집어넣어 있다. 어떤 것은 요약이고 어떤 것은 메시지다.
-모험이 궁극적인 메시지인가.
=모험보다는 별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별이라는 생각을 하기 않으면 신화 속의 영웅처럼 미지의 세계에 뛰어 들 수 없다. 내가 아닌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기의 운명을 알고, 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소설가 임철우' 생각이 났다.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내가 아는 한 처음으로 "우리는 모두 별이다"라고 선언했던 작가다. 이날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도 "자기가 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평범'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공교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