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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할아버지는 벌고 손자는 논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김창현(가명·73)씨는 5년째 치과기구를 배달하고 있다. 30여년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모 대학교 경비실을 거쳐 정년 퇴임 후 두번째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연금도 받고 계시니 편하게 지내시라"는 자녀들의 요청에도 김 씨는 "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는 게 제대로 사는 것"이라며 여전히 치과병원을 찾아 나선다.

일하는 60대 이상 노인들이 늘고 있다. 사회안전망이 부족해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것이 일차적인 이유이다. 여기에 기대여명(잔여수명)이 높아져 노인들도 미래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할 수 없게 된 영향도 컸다.

경제활동 노인들은 늘고 있지만 일하고 있는 청년들은 되레 줄고 있다. 우리나라 고용시장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셈이다. 급기야 취업자 통계를 낸 1963년 이래 처음으로 일하는 할아버지가 20대 남성 취업자보다 많아졌다.

28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남성 취업자 중 60세 이상은 180만2000명으로 2011년(169만5000명)보다 10만7000명(6.3%) 늘었다. 같은 자료에서 20대는 172만3000명으로 전년(173만4000명)보다 오히려 1만1000명(0.6%) 줄었다. 남성 취업자 중 환갑을 넘긴 연령층이 20대보다 많아진 것은 통계를 낸 이래 처음이다.

이같은 현상은 기본적으로 저출산에 따라 20대 인구는 줄고 고령 인구는 늘어난 인구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10년 전인 2002년 전체 인구에서 20대 비중은 16.9%였지만 2012년에는 13.6%로 3.3%포인트 하락한 반면에 60세 이상은 11.9%에서 16.5%로 4.6%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대와 30대 취업자는 인구감소(20대 -2만2000명, 30대 -10만6000명)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각각 4만명, 3만1000명 감소했지만 인구증감효과를 제외할 경우 20대 취업자는 2만7000명 감소, 30대 취업자는 오히려 4만6000명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로 고용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20대가 '스펙 쌓기'를 위해 고용시장 밖으로 벗어난 것도 20대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취업준비자는 58만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만2000명(16.4%) 늘었다. 이 중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 수강자들이 20% 이상을 차지했다. 상당수 청년들이 추가 스펙 등을 마련하기 위해 고용시장 진출을 늦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반해 60세 이상은 기대여명이 상승함에 따라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계속 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또 비교적 구하기 쉬운 파트타임 등으로 진출하고 있어 통계상 고용증가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근로형태를 가리지 않고 수입을 목적으로 1주 동안 1시간 이상 일했다면 모두 취업자로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0대 이상 남성이 20대 보다 취업자가 많지만 '질 좋은 일자리' 관점에서 보면 통계적 착시가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노동시장 고령화가 인구 고령화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회 고령화가 노동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새로마지(새로 맞이하는 행복한 출산과 노후)플랜 2015'라는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노인일자리 확대와 50세 이상 근로자 대상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도입 및 고령자 명칭 변경을 위한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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