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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도서정가제 실보다 득

▲ 김지성 경제산업·출판 팀장



오랜 시간 인터넷서점 알라딘을 이용해 왔다. 신간도서 10% 할인에 적립금 혜택을 누렸다. 멤버십 회원으로 등록해 1~3%의 추가 할인도 받아왔다. 쏠쏠했다. 물론 2000원의 배송비용을 아끼기 위해 굳이 책 한 권을 더 사야할 때도 있었다.(도서류는 총구매액 1만원 이상 무료배송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점차 줄었다. 이젠 대개의 책이 1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올 초 국회는 기간에 상관없이 신간과 구간 모두에 할인율을 10%로 제한하는 내용의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나친 할인 마케팅을 막기 위해 도서정가제를 강화한 것이다. 현행 정가제는 신간(발행일로부터 18개월까지)은 최대 19%까지, 나머지는 무제한 할인판매를 허용하는 바람에 유명무실했다.

개정안에 알라딘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알라딘은 성명서에서 "정가제 확대는 책 판매가를 올리고 통제하는 것이며…독자와 저자의 피해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출판사들은 알라딘의 주장에 발끈했다. 김영사, 창비, 해냄사, 돌베개 등 주요 출판사 10여 곳이 알라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거래를 중지했다. 출판계는 할인경쟁이 오히려 소비자의 이익에 반한다고 지적한다. 신간 판매부수는 물론 '종수'를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출판계는 시장경쟁에 몰리면서 팔리는 책만을 주력으로 출간하게 됐다. 결국 독자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실제로 출판인회의에서 분석한 내용을 보면 2008년 3229종에 이르던 신간도서는 2011년 2473종으로(23%↓) 줄었다.

또 할인경쟁 속에 책값은 되레 올랐다. 한국출판연구소에 따르면 책 한 권당 출고 단가는 2010년 7110원에서 2011년 7501원, 2012년 7708원으로 3년간 8.4% 올랐다. 할인폭이 미리 책값에 반영한 탓이다. 한 출판사 대표는 "인터넷서점에 신간을 내면 출판사에 20% 할인을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책값은 부풀려지고, 부담은 독자가 떠안게 됐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책값 할인경쟁이 빚어낸 양상이다.

정가제 강화가 할인율 제한이 아닌 책의 다양성과 내용, 즉 콘텐츠 경쟁을 우선해야한다는 메시지로 읽히는 이유다.

사족 하나. 나는 할인이 줄어든다고 해서 알라딘 이용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들이 13년 동안 인터넷서점에 접목한 혁신적인 노력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성 경제산업·출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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