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와 근로시간 격차가 동시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월 급여 수준은 대기업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중소기업 근로자가 일은 더 많이 하면서도 임금은 더 적게 받는 현상이 가속화됐다는 의미다.
국내 제조업 수의 99%를 차지하고 전체 고용인원 중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근로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중소 제조업(5∼299인 사업장)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은 268만3170원으로 대기업(300인 이상) 516만6133원의 51.94%에 불과했다. 이는 현 정부가 출범한 2008년 1분기 55.95%에서 4년6개월 만에 4.01%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은 4년6개월 동안 21.39% 오른 데 비해, 대기업은 30.77%나 인상됐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 제조업의 작년 3분기 월평균 근로시간은 186.7시간으로, 대기업(176.8시간)의 105.6%에 달했다. 중소 제조업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은 2008년 1분기 월평균 191.5시간에서 4년6개월 만에 186.7시간으로 4.8시간 줄었지만, 대기업은 185.6시간에서 176.8시간으로 8.8시간 감소했다. 근로 시간당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진 것이다.
경제개혁연구소 위평량 연구위원은 "대기업은 수출 위주, 중소기업은 내수 중심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여기에 중소기업은 2,3차 하도급으로 내려갈수록 이익률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노조 조직률이 10%에 못 미치며 이마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치중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