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감정가 228억5600만원의 감정가를 달고 경매장에 나온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단독주택이 감정가보다 높은 287억원(낙찰가율 125.61%)에 낙찰됐다. 침체되는 아파트와는 달리 단독주택이 부동산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고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다.
부동산 불황속에서도 단독주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로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떨어지고 대신 전통적 주거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독주택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7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이 지난 2012년 들어 법원경매에 나온 서울 소재 주택(아파트, 빌라 및 다세대, 단독주택 및 다가구) 1만6814개를 25개 구별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3개 구에서 단독주택(다가구 포함)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수요자들이 몰려들자 기존 단독주택 가격은 상승세다. KB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1~11 월) 전국 단독주택 가격은 0.8%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가 0.3%, 연립주택은 0.2% 떨어진 것에 비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서울에서도 아파트 매매가는 3.9% 하락했지만 단독주택은 0.1% 올랐다. 아파트는 최근 2~3년간 심화된 부동산경기 침체로 차익 실현이 어려워지면서 선호도가 많이 떨어졌다. 주거 여건이 괜찮고, 환금성도 좋아 실수요와 투자 목적 모두에 부합하는 부동산으로써 아파트가 각광받던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활이 자유롭고 활용도가 다양해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었다. 또 단독주택의 경우 경매 낙찰로 가져갈 수 있는 토지지분이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자산가치는 물론 담보가치 측면에서도 크게 뒤질 게 없다는 점 역시 매력이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단독주택 선호도는 수년 전부터 양평, 가평, 춘천, 홍천 등 지방 중심으로 확산돼 왔지만 최근에는 수도권 도심으로 번져오는 추세"라며 "특히 수십억원 대 고급 단독주택만 선호되는 반쪽짜리 인기가 아니라 10억원 이하 중소형 단독주택 역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