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전세금이 1억원에 육박했다. 전세보증금은 2년새 24% 가까이 증가했다. 대출로 전·월세 값을 마련한 세입자들은 다시 빚을 내고 있다.
25일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전세 가구가 낸 전세금은 올해 평균 927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조사 때만 해도 7496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전세금이 23.7% 뛴 것이다.
전세금을 뛰었지만 세입자의 소득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전세 가구의 경상소득은 2010년 3천910만원에서 올해 4천380만원으로 1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결국 2년 전에는 소득의 2배만 집주인에 쥐어주면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게 올해는 3배 가까이 줘야 하는 셈이다.
월세보증금도 2010년 가구당 평균 1127만원에서 올해 1311만원으로 16.2% 비싸졌다. 전세난에 저금리 기조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소득에 비해 세부담이 커지면서 보증금 대출은 늘었다.
전세금대출에 대한 주택금융공사의 누적 보증액은 올해 10조원을 돌파했다. 1~11월 7조4000억원의 보증이 새로 이뤄져 2010년 같은 기간 3조6000억원의 2배를 넘었다.
2010년 2057만원, 2011년 2천01만원이던 부채보유 가구당 전세보증금 대출액(담보대출+신용대출)은 올해 2795만원으로 1년 전보다 36.2% 급증했다. 347만 월세 가구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이들이 진 빚의 6.7%(183만원)는 대출금을 갚으려고 또 지게 된 빚이다. 지난해보다 0.9%포인트(8만원) 늘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수석연구위원은 "'대출 돌려막기'를 하려고 돈을 빌리는 월세 세입자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