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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푼돈 월급쟁이 나선 퇴직아빠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최모(49)씨는 최근 액세서리 공장을 접고, 인근의 냉장고 금형 제조업체로 들어갔다. 액세서리 시장이 불황인데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산 수입품이 넘쳐나면서 판로 개척이 어려워진 탓이다. 중학생 자녀 둘을 둔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그를 10여년 넘게 했던 공장 문을 닫고, 재취업을 선택하게 했다. 최 씨는 "어차피 금속을 다루는 일이라 (적응이) 어렵지는 않다"면서 "차라리 월급은 꼬박꼬박 받으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베이비부머들이 창업 대신 영세 제조업체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내수 소비가 좀체 살아나지 않은 데다가 그동안 음식과 도·소매업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많이 늘어난 탓에 창업의 이윤 동기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자녀 부양 등의 이유로 여전히 일해야만 하는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은 '답이 안 보이는' 자영업 대신 소액이라도 제 때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제조업체로 취업에 나섰다는 풀이가 나온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자영업자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3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 자영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이는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공급원인 베이비붐 세대들이 창업에 나서길 꺼려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전체 자영업자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60%로 추산된다. 자영업자가 5명 늘면 그 중 3명은 50대 이상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5월부터 그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과포화상태에 이르면서 50대의 창업도 둔화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영업 경쟁이 심해지고 3년 내에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은퇴 후 창업을 고려하는 50대가 많이 줄었다는 의미다.

창업을 포기한 이들은 대부분 영세 제조업체로 발길을 돌렸다. 종사자가 5~9명인 소규모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50대 취업자는 지난 7월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2일 열렸던 제3회 코스닥취업박람회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확인된다. 기업의 채용부스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 전직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재취업 컨설팅관'에는 구직자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김동수 서울전직지원센터 컨설턴트는 "평소 상담을 하다보면 50~60대는 물론 70대도 상담을 받으러 올 정도로 재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장년층의 일자리 구하기는 쉽지 않다. 30여년간 금융권에서 일하다 정년퇴직한 김모(60)씨는 다시 일을 하고 싶어 이번 박람회 참가 업체의 채용 공고를 살펴봤지만 시니어는 뽑아주는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아직 일을 할 수 있고 경험도 풍부한데 일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베이비부머들은 은퇴후에도 자녀 부양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쉴 수 없다"며 "재취업으로 경로를 바꾼 경우 이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는 대규모 사업체보다 영세사업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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