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판세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지난 주 결과 공표를 못하도록 하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대부분 근소한 차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앞섰다. 박 후보 측은 역대 대선에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에서 뒤집힌 적이 없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반면 문 후보 측은 바닥 민심이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서며 주말을 고비로 대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말대로 지난 몇 차례 대선에서 공표를 금지한 선거일 6일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후보가 본 선거에서 패한 적은 없다. 2위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기는 했지만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1997년 15대 대선 때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 2002년 16대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 2007년 17대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대결에서 모두 마지막 여론조사에 앞섰던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후보가 다 이겼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우선 박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긴 했지만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유의미한 차이는 한두 개에 지나지 않은 점을 그 근거로 든다. 문 후보가 0.4% 포인트 차로 이긴 경우도 있다. 특히 박 후보 지지율은 거의 정체 상태인 반면 문 후보 지지율은 상승세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주말을 기점으로 문 후보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자신하듯 예전 흐름대로 갈 것인가, 아니면 민주당 주장처럼 반전이 이뤄질 것인가. 열쇠는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대략 13~15%로 추정되는 부동층의 향배가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선 주자에 표가 몰리는 '밴드왜건(band-wagon)' 효과가 위력을 발휘할지, 반대로 약자에 표가 쏠리는 '언더독(under-dog)'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지, 심리적 '쏠림 현상'도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깜깜이 상황'에서 부동층이 어느 편으로 향할지 예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우선 두 후보 진영 간의 날선 흑색선전과 비방 등 네거티브 공방이 누구의 잘못으로 귀결되느냐가 주요 결정 요소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안철수 전 후보의 지원 효과 등도 고려 요소들이다. 무엇보다 투표율, 특히 2030과 5060의 세대 간 투표율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