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박해진(29)은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편해보였다. 지난 공백이 무색할만큼 KBS2 주말극 '내 딸 서영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힘들었던 시간들이 다 지나가 이젠 사소한 고민만 남았다"면서 싱긋 웃었다.
◆ 훈남 의사 역…시청률 제조기로 우뚝
'…서영이'에서 '훈남' 의사 상우 역을 열연해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데뷔작 '소문난 칠공주'를 통해 '연하남'이라는 애칭을 얻었던 그는 이번엔 따뜻하고 남자다운 모습으로 어필하는 중이다.
더욱이 '…칠공주' '에덴의 동쪽'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출연작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시청률 제조기'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이번 드라마가 8회 만에 30%를 돌파해 세 작품의 시청률을 합치면 100%가 넘는다. 중국에서도 한류스타로 사랑받고 있는 등 국내 외에서 승승장구다. 그러나 인기 앞에선 한없이 겸손했다.
"제가 나서서 잘 됐다기보단 시청률이 잘 나올만한 작품에 출연한거죠. 이렇게 빨리 좋은 반응을 얻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지만요. '…서영이'가 크게 흥행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후속작이라는 부담도 지금은 모두 털어버렸죠. 무엇보다 스태프들이 '…칠공주' 때 만난 분들이라 편하게 촬영하고 있답니다."
◆ 어머니와 17년간 따로 살아 '아픈 가족사'
가족을 버린 쌍둥이 누나 서영(이보영)에게 모질게 대하면서도 속으론 걱정하는 동생,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아버지 삼재(천호진) 앞에선 효자 아들, 연인인 미경(박정아)에게는 다정다감한 남자친구가 되는 복잡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연기의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누나와 아버지를 대하는 감정신이 어렵다. 그러나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서 기분좋게 연기하고 있다"면서 부모의 불화로 중학교 시절부터 외갓집에서 자랐던 아픈 가족사를 고백했다.
"어머니와 17년 동안 따로 살다 다시 함께 산 지 일 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어요.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가 반겨주고 밥도 챙겨주시니 얼마나 좋은 지 몰라요. 처음엔 오래 떨어져있다 같이 살면 어색하지 않을까 했는데 부모 자식 간에 바보같은 생각이었죠. 무뚝뚝한 아들이라 표현을 잘 못해 밥을 남김없이 깨끗이 먹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한답니다."
◆ "달달하고 편한 여성이 이상형이죠"
드라마에서 상우의 가족 관계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건 그의 사랑이다. 미경이 누나의 시댁 사람임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상우를 몇 년이나 짝사랑해 온 호정(최윤영)과 또 다른 사랑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사람에 대해 "윤영이는 아기같은 면이 있고, 정아 누나는 실제로는 두 살 위지만 촬영하면서는 친구처럼 '미경아'라고 편하게 부르며 지낸다"면서 호흡을 자랑했다.
실제 이상형은 귀여운 호정보단 털털하고 편한 미경에 가깝다. "연애는 할 시간이 있는데 정작 여자친구가 없어서 아쉬워요. 이상형을 좀처럼 만나기 힘들더라고요. 친구처럼 편한 스타일을 만나고 싶어요. 저요? 전 재미없는 사람이라 애인감으로는 꽝일지 몰라도 남편감으로는 좋은 남자랍니다. 하하하."
·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디자인/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