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미국 증시는 혼조세 속에서 보합 마감했다. 장초반 HP의 부정회계 소식이 전해지고 장중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재정절벽 우려 발언이 나오면서 약세장이 이어졌으나 주택지표 개선 등의 호재로 보합 수준을 회복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6% 내린 1만2788.51에, S&P500지수는 0.07% 상승한 1387.81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02% 오른 2916.68에 거래를 마감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 기록한 5주 만의 최저치 15를 다소 웃돌았다.
S&P500 업종 중에서 기술과 에너지가 약세를 보이고 헬스케어가 올랐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재정절벽이 경기회복의 위협요소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추가적인 부양정책은 취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예산 상황이 벌써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미 의회는 부채상한 한도 상향을 조속히 처리해서 재앙적인 디폴트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은 분명 경기회복에 유의미한 조치를 취하겠지만, 만일 광위의 재정절벽이 발생하는 최악의 경우 연준은 재정절벽의 충격을 흡수할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며 "따라서 미 의회가 재정절벽을 막을 합의안을 하루빨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전했다.
플래티넘파트너스의 유리 랜더스맨 대표는 "결국엔 재정절벽 합의안이 나오긴 하겠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나쁠 것"이라며 "최근 상승 랠리가 지속된 점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향후 전망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날 HP는 당초 시장 예상을 웃돈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가 곧 부정회계 수치를 제외한 대폭 적자를 발표하면서 소프트웨어 계열사인 오토노미 업체 인수 당시의 부정회계가 반영되면서 12% 가까이 폭락했다. 거의 1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최소한 2개 금융사가 HP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가전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는 이미 하향된 시장 예상치마저 밑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서 13% 넘게 빠졌다. 매출은 예상을 약간 웃돌았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가운데 10월 주택착공실적은 전달보다 3.6% 증가한 연율 89만4000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이는 4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10월 주택착공 허가건수는 전달보다 2.7% 감소했다.
이날 주택건설업체인 풀트, 톨브라더스, 레너 등이 일제히 올랐다.
유럽 증시는 그리스에 대한 차기 구제금융자금 집행 기대감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