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중 최저치를 매일 갱신해 왔던 원·달러 환율이 24일 소폭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03.6원으로 전일대비 0.5원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주 1100원 선에 바짝 다가간 달러·원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어 기업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다. 1100원선 붕괴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가 안정되고 기업투자 심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만을 초래해 경기 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에도 기업은 수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환율 절상률만큼 달러 표시 수출 가격을 인상하지 못해 환율전가율이 낮게 나타난다"며 "이는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해 채산성을 악화한다"고 설명했다.
전자·자동차 등 수출 주력업종에는 긴장감이 더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출과 경제성장률이 각각 0.54%포인트와 0.72%포인트 하락한다.
삼성전자는 환율이 1150원 기준으로 80원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이 연간 2조원 가량 감소한다. 현대·기아차 역시 환율이 10원만 하락해도 매출이 2000억원 이상 줄 수 있다는 분석결과도 나오고 있다.
기업간에도 명암은 있다. 수입업체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원화강세에 '반색'하고 있다. 철광석이나 비철금속, 곡물 등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업체나 달러표시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이다. 또 유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인 가운데 항공업계는 환율하락으로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한편 이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와 경쟁하는 나라들은 환율이 2%대로 올랐지만 우리는 2.8% 올랐다"며 "다른 나라보다는 절상폭이 약간 높지만 싱가포르 대만 등과 앞자리 숫자의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김지성기자 lazyhand@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