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등이 확대되면서 택배물량은 크게 늘었지만 업체간 경쟁 심화로 수익률은 되려 떨어졌다. 여기에 과도한 물량처리로 근무시간이 턱없이 늘어나면서 배송기사들의 근무환경은 더 나빠지고 있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택배영업소 300개를 대상으로 '최근 택배업계 운영 실태 및 애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택배영업소들은 택배 1박스를 5000원에 배송시 평균 325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5.8%가량 감소한 수치다.
영업소의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기업의 63.7%가 '좋지 않다'고 답했고 '보통'이라는 응답과 '좋다'는 답변은 각각 33.3%, 3.3%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고유가와 더불어 인터넷 쇼핑몰 등 기업고객 유치를 위한 택배 영업소들의 경쟁적인 단가 인하가 치킨게임으로 치달으면서 수익률이 지난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택배 단가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너무 낮다'(89.7%)고 답했고, 영업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단가인상율은 33.1%로 집계됐다.
택배영업소들은 높은 업무강도로 인한 배송기사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택배 배송기사들은 하루 평균 110개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었으며, 평균 근로시간은 11.9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수기와 같은 일시적인 물량 증가에 따른 배송인력 운용 방법을 묻는 질문에도 '기존 배송기사가 처리한다'(71.7%)는 답변이 가장 많은 반면, '임시배송기사 고용'(22.7%), '콜밴, 퀵 서비스 등을 이용한다'(5.6%)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택배 단가 하락 탓에 배송 건당 임금을 받는 배송기사들이 일정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많은 물량을 처리해야만 하는 실정"이라며 "높은 업무강도는 또 다시 배송기사 구인난으로 이어져 택배영업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이명수 의원은 "택배업계의 장시간 근로와 높은 업무강도 등 열악한 근로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