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수가 줄고 있고 농가 평균소득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데, 농협은 제 직원만 열심히 챙겼다. 그런데 그 직원들 중에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는 배제했다.
전체 보이스피싱 중 35%가 농협계좌를 이용하는데서 알수 있듯이 보안 등 기본적인 사항은 도외시하면서 생뚱맞게도 농협 내부직원의 횡령과 유용은 많았다.
18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농가 인구는 지난 1980년 1082만명에서 73%감소한 290만명이고, 농협조합의 수도 1485개에서 1166개로 줄었다.
이에 반해 농협조합과 중앙회의 임직원은 같은 기간동안 3만7511명에서 8만907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홍 의원은 "농가인구가 급감하면 농민을 위한 조직인 농협의 임직원도 농민숫자에 맞춰 감소해야하는 데 오히려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농협의 원래의 목적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농가소득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이 3015만원에 불과했고 부채도 2603만원을 기록했지만 농협 임직원의 평균연봉은 7010만원의 고소득을 자랑했다. 연봉 1억원이 넘어가는 직원도 지난 2009년 622명에서 지난해에는 4배 가까이 늘어난 2334명을 기록했다. 이는 농협 전체 임직원의 12.2%에 달하는 수치다.
농협이 소유한 골프회원권과 콘도회원권의 총액이 566억원에 달하는 등 임직원을 위한 복리후생도 국책은행 중 최고수준을 자랑하지만, 농민조합원을 위한 교육지원사업비 규모는 매년 감소해 2005년 3390억원에서 지난해엔 2746억원으로 19% 줄어들었다.
제 직원 챙기는 농협이지만,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직원으로 받는 걸 꺼렸다. 홍 의원이 농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의 장애인 고용율은 1.4%대로 의무고용율(2.5%)에 한참 못 미쳤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르면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공기업·준정부기관은 3%,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주는 2.5%를 장애인으로 고용하도록 의무가 부과되고 있다.
농협은 농협이 가지는 공공성에도 불구하고 기준치(2.5%)보다 훨씬 낮은 고용율을 보이고 있는 것. 고용율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지난 2008년에는 전체정원 중 2만4110명 중 1.56%(375명)을 고용했지만 지난해엔 1.45%(349명)만이 장애인 직원이었다.
홍 의원은 "농협의 슬로건인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장애인을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냐"며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외면하고 있는 현 실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직원들에게 공을 들이는 농협에서 보이스 피싱 등의 피해는 농협이 가장 많았다. 전체 보이스피싱 중 35%가 농협계좌를 이용했다.
경찰청과 농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6년간 국내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피해 건수는 모두 3만7061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농협은행 계좌 피해는 전체의 34.7%로 1만2878건이나 됐다. 피해 금액은 전체 피해액 3965억원 중 810억원으로 20.4%의 비중을 보였다. 특히 피해액 810억원 중 실제 인출액이 534억원에 달해 실질적인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국감에서는 농협 임직원들의 횡령·유용으로 인한 금융사고로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농협 내부직원의 횡령 및 유용으로 인한 금융사고가 지난 4년간 300여건, 회수하지 못한 금액도 500여억원에 달했다.
내부직원의 횡령 및 유용으로 인한 사고는 지난 2009년 21건, 2010년 30건, 2011년 23건, 올해 지난 9월까지 16건이 발생하는 등 그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고 오히려 피해규모는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