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
김병수 지음/프롬북스 펴냄
약속없어 모처럼 일찍 집에 들어가는 어느날. 아내를 꼭 안고 "사랑한다"고 말하려 했다. 문을 열자마자 아이 둘이 뛰어나와 아빠를 반겼다. 아이들을 꼭 안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사랑표현도 뜻대로 안 되는구나". 내 나이 마흔 하나다.
마흔, 중년이란 나이엔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여러 가지 변화가 찾아온다. 그리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긴다. 저자인 김병수 교수는 중년이 되면서 마음의 변화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을 상담하면서 그들의 속마음을 들을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중년의 길목에 들어선 사람들은 온갖 고생을 다해왔지만 아무도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며 '인생 헛살았다'고 가슴을 친다. 또 중년이 되면 몸과 마음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출근해서 커피 한 잔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정신을 차리기 힘들고, 다음 날 아침을 생각하면 술 마시는 것도 겁난다고 한다. 중년엔 강철 같던 마음이 실바람에도 흔들리며 마음의 감기에 걸리곤 한다.
이렇게 중년의 사춘기를 혹독하게 겪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은 따뜻한 위로와 함께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심리 처방전을 제시해준다. 이 책의 저자는 아무런 흔들림 없이, 고함 한 번 지르지 않고 중년의 사춘기를 평탄하게 보내는 것이 꼭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말한다.
깊은 고민에도 빠져보고, 어디로 나가야 할지 몰라 두려움과 혼란을 느껴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우며 진정한 어른으로 성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중년의 사춘기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성찰해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준다.
메트로신문 김종학 사장은 추천사에서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고 세상 어떤 일에도 미혹되지 않는 불혹을 넘긴 중년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라고 묻는다.답을 마련해 놓은 질문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 책이 그 질문에 답한다면 조성숙 '남자의 자격' 전PD의 말처럼 " 힘겨운 아픔과 외로움으로 남몰래 눈물 흘리고 있을 많은 중년이 위로 받기를 바란다" 가 된다. 마흔, 위로가 필요한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