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11일 모옌(莫言·57)을 201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상위원회는 "모옌은 중국의 설화와 역사, 현대사를 뒤섞은 작품들로 환각적인 현실주의를 선보여 문학상 수상 작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모옌은 800만 스웨덴 크로나(120만 달러)의 상금을 받게 됐다.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모옌은 장이모(61)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소설 '홍까오량 가족'으로 유명한 작가다.
주로 향토색이 짙은 소설들을 써온 모옌은 노동자와 농민을 위한다는 중국 공산주의 체제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관료주의를 우회적으로 풍자하며 주목 받았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두 극단적 체제 사이를 오가는 능청스러운 문체와 걸쭉한 사투리 등이 특징이다.
중국 산둥성의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난 모옌의 본명은 관모우예(管謨業)다. 모예은 글로만 뜻을 표할 뿐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필명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자 학업을 포기하고 수년 간 농촌생활을 하다가 18세 되던 해 면화 가공공장에서 직공으로 일했다.
1976년 20세 때 고향을 떠나 중국 인민해방군에 입대, 복무하던 중 문학에 눈을 돌려 1978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해방군 예술학원에 입학, 1986년에 문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발표한 '황금색 홍당무'로 문단의 주목을 받기에 이른 모옌은 1987년 '홍까오량 가족'으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 작품의 일부를 장이모 감독이 옮긴 영화 '붉은 수수밭'은 1988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이는 모옌의 작품이 20여개국으로 번역출간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환락' '생화를 품은 여인' '폭발'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 등의 중편소설과 '그네 틀의 흰둥이' '메마른 강' 등의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는 역시 장이모 감독이 영화 '행복한 날들'(2000)로 만들었다.
'풍유비둔'은 모옌의 기량이 절정에 이른 작품으로 평가된다.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1·2권)은 1980년대 중국 개혁·개방의 전성기를 배경으로 농촌 마을과 관료 사회의 부패 양상을 탁월한 주제의식과 기교로 그려낸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하는 등 수차례 내한했다. /김지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