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것과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 상승의 차이가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의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7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수경기는 디플레이션, 체감경기는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보고서를 보면 지난 8월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물가 상승률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에서 발표한 8월 지수물가는 1.2% 상승에 그쳤고, 통계청이 조사한 생활물가지수는 0.6% 상승에 불과했다. 지수경기는 GDP 증가율이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양상을 보이는데 반해 국민들은 경기가 침체하면서 물가상승률은 높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를 보면 적자가구의 체감물가가 흑자가구보다 상승폭이 컸다. 가계지출이 가계소득보다 많은 적자가구의 체감물가는 8월 5.4% 상승해 흑자가구의 4.8%, 균형가구의 4.8%를 상회했다.
물가부담이 저소득층의 생계부담으로 이어졌다. 적자가구의 88.7%, 흑자가구의 69.2%가 '물가 때문에 생계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물가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답변도 적자가구 82.1%, 흑자가구 62.7%, 저소득층 78.1%, 고소득층 60.5%에서 나왔다.
또 나이별로는 20~30대의 체감물가상승률은 4.4%, 4.8%인데 반해 40~50대는 5.3%, 5.2%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식료품가격이 가장 크게 올랐다는 응답자가 51.4%, 휘발유 등 승용차 연료는 20.4%, 전기·가스·난방은 14.6%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대중교통비(2.1%), 교육비(3.5%), 외식비(3.6%), 전월세(4.4%)를 지적한 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수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는 지수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로 이어져 통화정책 수단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 수준과 추이를 파악할 수 있는 체감물가지수를 개발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