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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송한나 큐레이터, 박물관엔 '현재의 나'가 숨어있죠

▲ 송한나 큐레이터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스토리

송한나 지음/학고재 펴냄

"유대인이 아니었네". 박물관 큐레이터 송한나(31)씨가 시드니유대인박물관에 최종 면접을 갔을 때 듣게 된 말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원을 마치고 구한 첫 직장이었다.

호주에서는 이력서에 사진을 넣지 않는다. '한나'라는 이름만 보고 독일계 유대인일 것이라고 박물관(이 박물관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다)측에서 착각을 해 최종면접까지 갔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홀로코스트의 희생자 '유대인'. 그들의 아픔을 쟁여놓은 유대인박물관에서 일했던 초기, 송한나씨가 접했던 것은 그래서 '외로움'이었다.

한민족은 핍박 받았던 사람들이다.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서는 핍박의 흔적이 훨씬 구체적으로 남아 있다. 일본군 위안부(성노예)는 가장 깊은 상처 중 하나다. 유대인박물관과 송한나 사이의 벽을 허물어 준 것은 결국 '아픔의 공유'였다. 호주 대학시절 교민신문의 초청으로 호주에 오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통역을 자원봉사로 했다. 교민신문에 송한나씨가 이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고 쓴 글을 유대인박물관에서 접하게 됐다.

"박물관 분들은 유대인 수용소에도 나치를 위한 유럽 출신 '위안부'가 있었다고 알려주었다. 극복되지 않을 것 같았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과 동양인 여학생 사이의 벽이 그렇게 허물어질 수 있었다"

그 후 송한나씨는 한국에 귀국해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의 큐레이터로 일했다. 지난 5월 이 박물관 개관에 자기 몫을 했다. 송한나씨는 "호주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만남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줄은 그때는 미처 몰랐다"고 했다.

송한나씨는 현재 뮤지엄큐레이터연구소를 운영하며 독립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박물관이 과거 유물을 모아둔 공간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나를 발견하는 곳임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학고재 펴냄)'를 출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물관은 나란 존재가 오늘 여기에 있게 된 과정을 담고 있는 흥미진진한 곳이다. 그래서 잘 찾아보면 그곳에 숨어 있던 내가 보이는 곳이다"

이 책에서 송한나씨는 '국가대표'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부터 수도박물관 같은 작은 박물관까지 각각의 박물관에 깃든 재밋거리를 찾아 소개하고자 했다.아울러 공공미술작품이 놓인 거리도, 북적이는 시장도 소중한 삶의 박물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꾸밈없이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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