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김수영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참 당혹스럽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온 낯선 이방인이 "당신의 꿈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4살 꼬마에게도 묻고 87살의 할머니에게도 묻는다. 김수영(32)씨는 그렇게 지난 365일간 25개국을 여행하면서 66개의 국적을 가진 365명의 사람들에게 '꿈'을 묻고, 그들이 말한 365개의 삶을 펼쳐 놓았다. '꿈의 파노라마'다.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 꿈은 제각각이고, 질감도 다르다. 탈레반이었다가 바티칸에서 행상을 하는 쉐르자드는 "아프카니스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꿈을, 이란에서 만난 청년 마지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현재 이란에서는 전통·종교외의 음악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요르단 국경직원인 무하마드는 "당신과 결혼해 섬으로 들어가 사냥하며 살고 싶다"고 저자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당신의 꿈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처음에 사람들은 긴장한다. 하지만 대답을 하면서 이내 행복한 표정으로 바뀐다. 꿈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상상하기 때문이다.
김수영이 만나는 사람마다 꿈을 묻는 것도 이런 이유다. 김수영은 미래에 대한 밑그림인 '꿈'이 있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들을 최대한 사용해 아름다운 자신을 그릴 수 있다고 믿는다. 또 그 모습을 상상하면 아무리 작은 꿈이라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게 된다. 그래서 단순해 보이는 이 질문이 굉장한 자극이 된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실상 이건 저자 본인의 경험이다. 김수영은 중학교를 중퇴한 소위 '문제아'였다. 우연히 신문에서 접한 펠레스타인 관련 기사를 보고 그는 세상의 변화를 알리는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처음 갖게 됐다. 그 순간부터 삶이 달라졌다.
"극단의 대립 속에서 이렇게 생존의 위험을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니…그때 나는 처음으로 이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됐던 것 같다".
김수영은 이후 검정고시를 통해 여수정보과학고에 들어갔고, 실업계 고교생 최초 골든벨 우승, 25살의 암 선고, 병마를 극복해내고 외국기업 로열더치셀 입사로 이어지는 치열하고 극적인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
방송인 노홍철씨는 이 책을 두고 "책을 펴는 순간 인생의 비상구가 열린다"고 했다. 365명의 꿈과 삶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내 꿈은 뭐지?". 나만의 비상(飛上)구를 찾는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