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아나운서들, 기상캐스터들을 왜 너네 술 먹는 자리에 부르는데? 성추행, 성희롱 문제는 방송사 내에 제일 많을 거다. 그것도 힘없는 프리랜서나 계약직 여자애들 대상으로... 썩을 넘 들." (@bamboo150600 방송사 옆 대나무숲)
"제작 중 모 영화 주연배우 개런티 6억7000, 같은 현장에서 뛰는 어느 막내 스탭 페이 320만원. 4달 프리+현장. 상업영화임." (@bamboo2412365_2 촬영장 옆 대나무숲_2)
최근 트위터에 'OO옆 대나무숲'이라는 익명 계정 만들기가 확산되고 있다. '대나무숲' 계정은 동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유래했다. 임금님의 귀를 가리는 모자를 만들었던 장인이 임금님 귀가 당나귀인 것을 대나무숲에서 토로했듯이 비정규직 노동자, 평사원 등 소위 을(乙)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상사나 회사에 대해 말하지 못했던 불만이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공간이다.
첫 시작은 지난 12일 만들어진 '출판사 옆 대나무숲(@bamboo97889)'로 알려졌다. 출판업계 종사자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이 계정은 2일 만에 팔로워 3000명을 모으며 출판업계의 내부고발의 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전까지 출판업계 내부 고발 역할을 하던 '출판사X(@excfex)' 계정이 폐지되면서 새로운 내부고발의 장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 컨셉트를 그대로 차용해 '방송사 옆 대나무숲(@bamboo150600) ', '촬영장 옆 대나무숲(@bamboo2412365) ', '신문사 옆 대나무숲 (@paperbamboo) ', '백수 대나무숲(@Bamboo_0913)','우골탑 옆 대나무숲(@bamboo1905)' 등 직종별 대나무숲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트위터리안들의 반응은 뜨겁다. 눈치를 보느라 속시원하게 하지 못했던 고민이나 불만을 얘기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나아가 긍정적인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말금교주 重明'은 "넋두리 차원을 넘어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고자 바람. SNS가 존재할 이유군요" 라면서 공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익명성인데다 한번 나쁜 마음을 먹으면 얼마든지 악의적인 글을 올릴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