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동결했다. 금리인하를 기대했던 시장의 컨센서스를 피해가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3.00% 수준에서 유지키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로 내린 이후 두 달 연속 동결된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동결보다 인하론이 우세했다. 실물 경제 부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올 하반기 4조6000억원, 내년 1조3000억원의 재원을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금통위도 경기 부진의 심각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달에는 숨고르기를 선택했다.
'통화정책방향'에 따르면 국내 경제 성장세는 지난 8월까지만해도 '둔화' 정도였다가 이달에는 '미약'으로 한층 악화됐다. 내수가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고 수출이 감소 추세를 보인 데 따른 것.
하지만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7월 금리 인하와 9·10 정부의 재정지원책의 효과를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로존 국채 매입과 미국의 양적완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 상황이 호전될 지도 짚고 넘어갈 필요성을 느꼈다.
최동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는 예상을 뛰어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중국인민은행의 정책 행보를 관찰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시장 참여자 모두가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은에 대한 합리적 기대가 약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다음달에는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결국 한은의 향후 경기 전망에 달렸다고 판단된다. 7월 경제 성장률수치를 조정하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10월에도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