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토토 사업의 재계약 기간 만료시한이 9월말이다. 한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횡령 등 내부비리가 알려진 후 스포츠토토 사업권의 유지 여부가 9월 오리온의 최대 이슈라고 지적했다.
5일 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온의 종가는 90만9000원으로 전날 대비 1만6000원(-1.73%) 하락했다. 2분기 실적 호조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했다. 오리온의 스포츠토토 계약연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스포츠토토가 오리온의 2분기 영업이익에서 37%나 차지하는 알짜배기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은 오리온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하면서 스포츠토토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881나 늘어난 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KDB대우증권은 오리온이 토토 사업에서 철수하면 2013년 오리온의 순이익은 예상보다 10~14%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약연장 수순에 문제가 없었던 스포츠토토 사업권 재승인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올 상반기 오리온 경영층의 스포츠토토 관련 비리 및 횡령 문제가 잇달아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스포츠토토의 대주주인 담철곤 회장은 300억원 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1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조경민 전 오리온 전략담당 사장이 스포츠토토 등 계열사 자금 약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됐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사장은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포츠토토 계열사 임직원들의 급여 등을 과다 지급했다가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처럼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사업권자에게 스포츠토토 운영을 계속 맡길 수 있느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오리온의 재계약이 벽에 부딪쳤다. 현행법은 스포츠토토 사업을 운영하는 주체, 즉 수탁사업자의 요건을 '도덕성과 사회적 신용이 있을 것'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김지성기자 lazyh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