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석달째 늘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저평가되던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가 반등하면서 이들 통화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과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전달 3143억5000만 달러보다 25억3000만 달러 늘어난 3168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3168억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넉 달 만에 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 소폭 감소했으나 이후 6월 3123억8000만 달러, 7월 3143억5000만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로화와 파운드화 절상과 외화자산 운용수익 증가로 외환보유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중 유로화 가치는 전달보다 2.0% 올랐고, 파운드화는 0.5% 절상됐다. 반면 엔화와 호주달러는 각각 0.5%, 2.0%씩 절하됐다.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는 지난 5월까지 계속 떨어졌으나 유로존 공조로 위기해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시 상승했다.
이로 인해 이들 통화로 표시되는 국채와 정부기관채, 국제기구채, 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 등 유가증권 규모는 2913억3000만 달러(91.9%)로 한 달 전보다 49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IMF 특별인출권(SDR)은 3000만 달러 증가한 34억9000만 달러, IMF포지션(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으로 보유하게 되는 교환성 통화의 수시 인출권)은 3억5000만 달러 증가한 28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금융기관 예치금은 161억9000만 달러로 7월 말보다 28억 달러 줄었고 금은 그대로 유지됐다.
한편 7월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7위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일본·러시아·스위스·대만·브라질보다 순위가 낮고 홍콩·인도·독일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