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계부채가 사상 최고치인 922조원을 기록한 것과 관련, 4일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영국 경제전문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 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현재 가계부채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금리인하 등으로 저소득층의 이자부담이 다소 완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으로 인해 급격한 부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관리가능한 수준이다. 소득증가율이 지출증가율을 웃돌고 있어 가계수지가 개선되고 적자가구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글로벌 재정위기가 한국 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경기도 내수·생산·수출 등 실물경기가 둔화하는 등 성장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방된 자본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대외불안 요인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단기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양호한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탈)과 대외건전성 개선 등으로 복합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7월 취업자가 전년대비 월 47만명 증가하는 등 고용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임금소득도 견고한 증가세를,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는 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인 103%보다 크게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30년물 국고채 신규발행으로 국가채무 구조를 장기화해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외환보유액 역시 세계 7위로 3100억 달러가 넘는다"며 "단기외채 비중도 33.8%로, 2008년 위기때의 51.9%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제체질을 발전시키는 디딤돌로 삼았다"며 "지난주의 무디스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우리가 유럽 경제위기도 경제체질과 품격을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징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전재정, 기업경쟁력 강화, 은행부문의 취약성 완화와 같은 기본기를 중시하는 전략의 기반 위에 우리나라의 '코리아 루트'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나가는 초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