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달에 비해 0.4%,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이 1%대에 그친 것은 7월에 이어 2번째로, 2000년 5월의 1.1% 상승 이후 12년 만에 최저수준이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에 비해 지표물가의 괴리감이 더 커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1%대 물가 상승의 원인이 기저효과와 올 초부터 실시된 무상교육·무상급식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8월을 저점으로 9월부터는 물가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3(2010년=100)이었다. 하지만 양상추가 90%나 오르는 등 신선식품 물가가 7월보다 4.6% 크게 올랐고, 전기·수도·가스요금은 1년 전에 비해 6.2%나 오르는 등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았다.
생활물가지수는 7월보다 0.7%,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7월보다 4.6% 크게 올랐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9%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체감과는 다르게 정부의 물가발표 수치가 낮은 이유로 기조효과 등을 꼽았다. 또 앞으로는 더 오를 일만 남은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 이민구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하락한 것은 기저효과와 3월부터 실시된 무상교육 및 무상급식 실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월평균 4.1%로 높았다. 이 같은 높은 기저 효과로 인해 2012년 1~8월 중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
또 3월부터 확대 시행된 무상보육 및 무상급식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에 따르면 이 무상보육·무상급식이 소비자물가에 미친 영향은 월간 0.53%포인트, 연간 0.44%포인트 하락 효과를 가져왔다.
이 연구원은 "물가 하락세가 향후에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8월을 마지막으로 기저 효과가 약화되고 있고, 전년동월비에 선행하는 전월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8월 들어 3개월 만에 0.4% 상승 반전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도 "체감물가와 지표물가 간 괴리 현상이 있다"며 "지표물가가 점차 체감물가를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가 더 오을 것이란 의미다.
윤 연구원은 "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 상승 및 국제유가 상승도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추가 하락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