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 이사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세입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 지고 있다. 여름에 다소 싼 값에 나와있던 전세매물은 발 빠른 세입자들이 선점했고, 소형면적을 중심으로 문의가 늘고 있지만 재계약이 많아 전셋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내의 전셋값 상승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가락 시영아파트 등 재건축 이주수요에 따른 전세난 우려도 커졌다. 서울시가 전·월세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는 등 전세시장은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말 서울 전셋값은 0.01% 올랐다. 오름폭은 크지 않지만 20주 만에 다시 상승세로 반등했다. 가을철 이사 수요로 전셋값이 들썩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서초구 잠원동 일대와 도봉구 방학동, 중구 황학동 지역이 특히 올랐다. 잠원동 현대 115㎡형의 전셋값은 1500만원 오른 3억6000만~4억3000만원 선이고 강변 102㎡형은 1000만원 오른 3억6000만~4억2000만원 선이다.
방학동 대상현대 80㎡형은 500만원 오른 1억9000만~2억1000만원에 전셋값이 형성돼 있고,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 109㎡형은 2000만원 오른 3억2000만~3억3000만원 선이다.
전셋값 상승의 일차적인 원인은 경기침체 속에 그대로 눌러 앉으려는 세입자들의 재계약이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김은선 대리는 "전세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재계약률이 높아 매물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세입자들은 재계약을 위한 추가비용을 만만치 않게 물어야 한다. 부동산써브 박정욱 선임연구원은 "2년 전 2억2234만원이었던 서울 평균 전셋값은 올 가을 무려 4357만원 올랐다"며 "전세 재계약을 앞둔 세입자들의 추가 전세금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송파구 가락 시영아파트 6600가구의 이주가 올 가을 시작되면 전세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서초구 잠원 대림아파트 637가구와 신반포 1차 아파트 790가구 재건축 단지 주민 중 일부도 하반기 이주가 예정돼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 이주수요에 따른 전세난을 막기 위해 이주시기를 분산하고 전·월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서울시측은 단기적으로는 전세난 우려 지역 전·월세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중·장기적으로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