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사령탑을 맡은 이정훈 감독.
카리스마 갖춘 프랜차이즈 스타… 김성근 감독도 후보군
한화 이글스의 한대화(52)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결국 시즌 중 물러났다.
한화 구단은 28일 "한대화 감독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오늘 대전구장에서 열릴 넥센과의 홈 경기부터 한용덕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올 시즌 잔여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구단의 공식 발표는 자진사퇴 형식이지만 한 감독에게 먼저 계약해지를 알리는 등 사실상 경질 쪽에 가깝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의 중도 퇴진으로 한화의 다음 지휘봉을 누가 잡게될지 관심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정훈(49) 천안북일고 감독이다. 한 감독의 경질설이 돌 때마다 한화의 차기 수장으로 거론됐던 이 감독은 1987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91~92년 연속으로 타격왕에 오른 프랜차이즈 스타다.
97년 은퇴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걸은 그는 99년 한화의 타격 코치를 맡아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후 LG 타격코치를 거쳐 2008년 11월부터 천안북일고 감독을 맡고 있다. 취임 당시만 해도 약체였던 북일고는 최근 4년간 전국대회 결승전에만 6차례 올랐고, 그 중 3번 우승을 차지할 만큼 강호로 거듭났다.
이 감독은 한화 사령탑으로 가장 필요한 덕목인 카리스마를 갖췄을 뿐 아니라 한화 그룹 재단인 북일고를 통해 모그룹과 꾸준한 인연을 맺어왔다. 벌써 구단 고위층과 교감을 나눴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김성근 감독도 후보군이다. 태평양, 쌍방울, LG, SK 등 재임 당시 약체로 평가받던 팀을 조련해 좋은 성적을 냈던 터라 만년 하위팀의 이미지를 벗고 팀을 재건해야 할 한화의 사정에 잘 어울린다. 지난해 12월 고양과 계약하면서 원하면 언제든 타 구단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대행체제로 남은 기간 팀을 이끌어갈 한용덕 수석코치를 비롯해 송진우 투수코치,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연수 중인 장종훈 코치 등 내부 승진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