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작가가 그의 생애 첫 르포르타주(기록문학), 쌍용자동차 이야기 '의자놀이'(휴머니스트 펴냄)를 내놓았다. 쌍용차 77일간의 파업의 순간부터 22번째 죽음까지를 작가적 양심으로 써 내려갔다.
지난 6일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이 책의 출간 간담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공씨는 "또 다른 도가니인 쌍용차 사태를 알려야 한다는, 더는 이런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마음이 이 글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의 아픔을 공감했으면 좋겠고,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 책의 인세와 수익금 전액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돕는데 기부된다. 또 이 책은 휴머니스트 출판사를 비롯해 시인, 칼럼리스트, 각계 전문가 등 100여명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출판계에선 초유의 일이다.
공씨는 쌍용차 사태 배후에 우리 사회 상류층의 침묵의 카르텔이 있는 것으로 봤다. 특히 대형회계법인을 도마에 올렸다. 그는 "쌍용차 정리해고의 배경에는 대형 회계법인들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해고의 근거가 대형회계법인이 만든 터무니없는 자료에 기반했다는 것이다.
그는 "(전작인) '도가니'에서 교육청의 직무유기로 사태가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대형회계법인이 이번에는 그보다 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법인이 명예훼손으로 (나를) 고발해 공론화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 작가는 "일하는 사람들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사회가 결코 잘 사는 사회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의자놀이란 사람 수 보다 적은 의자를 놓고 빙글빙글 돌다 누군가 외치는 구령소리에 의자를 먼저 차지하는 놀이다. 공씨는 정리해고가 노동자들끼리 생존을 걸고 싸우는 잔혹한 의자놀이와 같다고 보고 책 제목으로 삼았다.
/김지성기자 lazyh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