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시대가 빠르게 흐르고 있는 2012년이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또한 부지런히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우선 소비자들을 똑똑해졌다. 기업의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소비자들은 이제 정보가 넘쳐나는 빅데이터 시대 속에서 스스로 변별력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찾아 나서고 있다. 겉치레나 허례허식에서 벗어나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제품이 가장 중요하게 가지는 속성을 잘 들여다보는 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소비자가 끊임없이 변화, 진화하는 마켓 환경 속에서 브랜드가 오래도록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과 더불어 '정통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론칭 10주년된 상품들이 더 오래 소비자들 곁에 머물려면 꼭 필요한 덕목이다.
75년간 우리나라 대표 우유 브랜드로 자리잡아 온 서울우유의 경우를 보자. 우유의 본질인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최근 제조일자 병행 표기를 도입, 매출이 급성장했다. '국민 식품' 라면 또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농심 '신라면'이 새롭게 등장한 하얀 국물 라면에 위협을 느끼는 듯 보였으나, '라면은 역시 빨간 국물이어야 된다'는 소비자들을 다시 불러모으며 롱런브랜드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은가.
본질에 대한 갈구는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가치인 편의성과 실용성과도 연결된다.
도시에서 복잡다난한 삶을 살고 있는 도시 유목민들은 무엇이든 조작이 쉽고, 편리하고, 간단한 것을 찾는다. 거기에 견고함과 멀티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패션 분야에서 이미 몇 해전부터 실용성이 중요해져 스포츠 바람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스포츠와 아웃도어가 일상복의 기능을 하며 마켓을 평정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인, 일과 스포츠를 겸할 수 있는 패션을 쉽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바마의 가방'이란 별명이 붙은 가방 브랜드 투미는 실용성과 합리성으로 승부해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잇' 아이템으로 통한다.
지금의 소비자는 제품을 포장하는 쓸데없는 미사여구에 쉽게 속지 않는다.
똑똑함을 넘어서 현명해진 이들은 진정으로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현실적인 혜택을 받으려고 한다. 막연하고 모호한 가치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기업은 브랜드와 제품에서 거품을 빼고 '진정성'을 무기로 소비자에게 접근해야 한다.
혁신적인 제품들이 난무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해도, 그 속에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 소비자로부터 쉽게 외면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제 강산이 한 번 바뀌었을 뿐이다. 패기넘치는 10살 내기 메트로신문과 여러 브랜드들의 화이팅을 바란다. /박은진 수석연구원(트렌드정보업체 '인터패션플래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