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 그 중에서도 구매력 있는 남성 싱글족을 뜻하는 '럭싱남(럭셔리 싱글남)'이 최근 유통업계 이슈다.
가전전문매장인 LG 베스트샵은 최근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코너를 별도로 만들어 놓았는데 여성들이 주로 찾을 거란 예상과 달리 남성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 매장 관계자들이 놀랐다. 새로운 반응에 회사 측은 싱글남들이 필요로 하는 살림 가전을 따로 모은 별도 코너를 구성할 계획이다.
LG전자의 HA마케팅 김정태 담당은 "고급스런 문화를 즐기는 남성 싱글족은 여성보다 구매력도 높아 가전업계가 이들의 생활패턴에 맞춘 프리미엄 생활가전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통계청 조사(2010)에 따르면 혼자 사는 30~35세 미혼 남성은 49.8%로 여성보다 2배나 많다. 예전엔 미니 세탁기나 냉장고 등 생계형 편의가전이 주로 팔렸다면 최근엔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제품과 그루밍 가전 등이 럭싱남의 지갑을 열고 있다.
걸어두기만 하면 옷에 찌든 냄새나 구김 등을 없애 새 옷처럼 관리해주는 '트롬 스타일러'가 대표적이다. 100만원 대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20~30대 젊은 부부들을 겨냥해 내놨지만 최근 타깃을 넓혔다. 혼자 살면서 부지런히 세탁소를 오갈 수 없는 30~40대 싱글 남성들이 턱하니 주문하고 있는 것. 매일 아침 깔끔하게 출근할 수 있는 스타일 가전이란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얼굴을 디자인할 수 있는 필립스의 '그루밍 3종' 제품도 럭싱남의 마음을 잡는 제품이다.
수염을 길러 보고 싶었지만 관리할 자신이 없었던 남성들을 겨냥했다. 길고 짧은 수염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고 헤어스타일을 적당히 다듬을 수 있는 멀티 그루밍 킷, 트리머, 헤어 클리퍼로 구성됐다.
보정 속옷도 필수품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선 '남성 뽕 삼총사' 제품이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많이 팔려나간다. 어깨가 넓어 보이게 어깨에 붙이는 패드, 뱃살을 조이고 가슴근육은 나와 보이게 하는 보정속옷, 엉덩이 볼륨을 키워주는 힙업 팬티를 가리킨다.
11번가 문지형 매니저는 "20~40대 남성들은 쇼핑에 능숙해진 세대로 아이돌 문화를 보고 자란 영향으로 자신을 가꾸는 데도 적극적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