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숨진 채 발견된 전 프로축구 K-리그 수원 소속 이경환(24)이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인천경찰서는 유족 조사과정에서 이씨의 어머니가 아들이 죽기 전에 써 놓은 유서를 찾았다고 진술했고,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이렇게 살기 싫다'는 비관적인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이씨는 14일 오후 2시25분쯤 인천 시내의 한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신고한 아파트 경비원은 "근무 중 밖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나 나가보았더니 이씨가 숨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2009년 대전에서 프로로 데뷔해 두 시즌 동안 42경기를 소화하는 등 주전급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수원으로 이적했지만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뒤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선수자격 영구박탈과 직무자격 영구상실 조치를 당했다. 여기에 보호관찰 3년에 사회봉사 300시간의 추가 징계까지 받았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생활해왔던 그는 퇴출된 이후 생활이 어려워지자 처지를 비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군입대도 예정돼 있었다.

이씨의 죽음으로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선수와 감독이 4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5월 초 인천의 골키퍼 윤기원이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뒤이어 챌린저스리그 서울 소속의 정종관이 호텔 방안에서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10월에는 승부조작 가담 선수의 부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이수철 전 상주상무 감독이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이씨의 장례는 인천 시내 한 장례식장에서 조용하게 진행됐고, 16일 오전 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