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콰이아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홍혜원, 고인희 실장.
완연한 봄빛으로 반짝이는 4월, 슈즈 디자이너 고인희(39)·홍혜원(37) 실장이 여성들의 발끝을 화사하게 물들인다.
최근 두 사람은 2012 S/S시즌 에스콰이아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노장 브랜드에 '젊은 감성'을 덧입혔다.
에스콰이아는 올봄 '러브 캠페인'의 일환으로 수제화 브랜드 '헬레나 앤 크리스티나'와 함께 트렌디한 여성 구두를 선보이고 있다. 협업의 주축이 된 두 사람은 클래식과 트렌드의 접점을 찾아 제품으로 빚어냈다.
"기존의 올드한 이미지를 벗기고 세련된 브랜드로 변신시키는데 주력했어요. 여성스럽고 클래식한 에스콰이아의 정통성은 그대로 지키면서 젊은층이 원하는 트렌디함을 더한거죠."
홍실장은 '컨템퍼러리(Contemporary)', 즉 동시대적인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에스콰이아가 최신 유행과는 거리가 멀었잖아요. 이번 봄·여름 여성 구두는 10대에서 70대까지 아우르는 '얽매이지 않은 우아함'을 내세웠어요. 세대별로 추구하는 컬러와 디자인은 다르지만 결국 공통분모는 있더라고요."
'해외파' 홍씨와 '국내파' 고씨는 모두 에스콰이아 출신으로 닮은 듯 다른 이력을 가졌다. 작업을 할 때도 '따로, 또 같이' 한다.
돌체&가바나 디자이너 출신인 홍 실장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디자인을, 에스콰이아에서 첫발을 내딛은 고실장은 홍씨의 스케치를 제품화한다.
고씨는 "겉보기엔 협업이지만 실제론 철저하게 분업을 하고 있다"며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런 찰떡호흡은 결과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봄 에스콰이아 여성 구두는 두 디자이너의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기존의 제품보다 엣지있고 화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시즌을 강타한 비비드 컬러의 인기는 신발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올봄 '잇 슈즈'를 묻자 고 실장은 캔디컬러의 플랫을 꼽았다.
"쫄쫄이 고무줄이 달린 발레리나 플랫 슈즈는 청바지, 스커트 어떤 옷에나 잘 어울려요. 맨발에 신으면 열 살은 어려보일 걸요?"
홍실장은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토 오픈 슈즈를 추천했다. "격식을 차리고 싶을 땐 토 오픈 슈즈가 제격이예요. 은은한 베이지, 파스텔 컬러는 시크한 블랙만큼 멋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