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관객 동원을 눈 앞에 둔 영화 '화차'를 보면 사채업자들이 여주인공 차경선(김민희)의 집이나 일하는 곳에 밤낮 가리지 않고 찾아와 공포감을 조성한다. 급기야 여주인공은 사채업자들에게 납치된다. 악녀로서의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여주인공에게 관객들이 공감하게 되는 지점이다.
영화속 내용이지만 '불법채권추심'의 행태는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같은 불법채권추심이 더 기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금융당국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8일 금융감독원은 '2011년 신용정보회사의 영업실적'을 발표하면서 "최근 채권추심업의 영업수익 신장세 정체와 추심환경 악화로 추심질서 교란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신용정보회사의 2011년 채권추심업 수익은 6892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이는 추심수수료율이 소폭 하락한데다 2010년 22조원에 달하던 수임채권 규모 역시 2조원 가량 줄어든 탓이다. 수익은 2009년 6849억원, 2010년 6899억원과 비교해봐도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신용정보회사 영업수익에서 채권추심업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8년 68.2%에서 2011년 61.6%로 축소됐다.
현재 대부·추심업계에서는 20조~30조원으로 추산되는 금융시장의 부실채권 중 불법 사채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은 15% 선(3조~4조5000억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은 채권추심업의 실적이 부진하면 업체들의 무리한 불법추심 행위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속적인 현장검사와 함께 불법행위 업체에 대해 3년간 채권추심업무를 제한하는 자율규약을 이달 시행하기로 했다.
2012년 결산부터 채권추심·신용조사회사에 대한 최소자기자본요건을 15억에서 30억으로 높이고 충족 여부를 분기별로 점검하기로 했다.
한편, 신용조회업의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26.2% 증가한 199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회사의 신용조회 건수와 기업평가보고서 수요 증가 때문이다. 신용정보회사의 영업수익에서의 비중 역시 2008년 12.8%에서 2011년 17.9%로 확대됐다. 신용평가업과 신용조사업의 영업수익은 전년보다 5.7%, 15.0% 증가해 각각 834억원, 599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정보회사의 2011년 총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1조1187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영업이익은 인건비 증가 등의 이유로 4.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