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하듯 뻔한 명소를 돌아보는 것 만큼 지루한 해외여행은 없다.
태국의 '아유타야'와 '카오야이 국립공원'은 먼훗날까지도 기억에 남을 개성있는 여행지다. 경이로운 자연과 불교적인 향내가 상상, 그 이상의 여행을 선사한다.
지난 7월 태국의 홍수로 유명관광지인 고대 '아유타야 유적지'도 침수됐다. 아유타야 고대 사원의 와불도 반쯤 잠겼지만 우려와 달리 거의 복구돼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아유타야 유적지는 1767년까지 태국의 두번째 수도로 가장 번성했던 왕국의 흔적이다. 지금은 500여개의 사원들만 남아있으데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왕실 전용사원이었던 왓 마하탓(Wat Maha That)에 가면 심볼처럼 주목받고 있는 불상을 볼 수 있다. 잘려나간 머리가 나무 뿌리에 감긴 형상으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역사가 와닿으며 마음은 절로 숙연해진다.
'왓 프라 씨 싼페'는 방콕 왕궁 내 에메랄드 사원과 비교될 만큼 중요한 사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3개의 높다란 탑이 눈에 띈다. 상당한 보물이 묻혀 있던 곳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거대한 산'이란 뜻의 카오야이 국립공원은 태국의 숨겨진 보물같은 곳이다.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으로 서울보다 4배나 크다. 밤에는 차량을 타고 공원 사파리 투어에 참가할 수 있고 암벽동반을 비롯해 트래킹, 래프팅, 로프 하강 등의 각종 레포츠도 즐길 수있다. 산을 즐기는 사람에겐 필수코스다.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200km 가량 떨어져 있으며 차로 2~3시간이면 닿는다.
최근 오픈한 '라이프 파크' 놀이공원에서 30종 이상의 게임과 체험 프로그램도 즐겨볼 만 하다. 놀다 출출해지면 야외 테라스와 라이브 밴드 공연이 있는 유럽식 레스토랑 '스모크 하우스'에서 로맨틱한 식사를 맛보는 것도 좋다.
유럽에 온 듯한 쇼핑센터도 발길을 잡아끈다. 유럽마을을 재현해 놓은 '워킹 스트리트'는 태국 실크 유명 브랜드부터 각종 기념품 숍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골프 마니아라면 카오야이 일대 리조트에 눈길이 갈 것이다. 아침에 카오야이 산에 낀 안개가 오후에 걷히는 모습이 한편의 드라마도 같은 '키리마야 리조트' 등 개성넘치는 곳들이 많다.
카오야이에서 방콕으로 오는 길엔 태국에서 가장 큰 낙농 농장인 촉차이 농장을 볼 수 있다. 우유짜기, 우유 아이스크림 만들기, 카우보이 쇼 등 농장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텐트안에는 일반 호텔 못지 않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앞이 훤이 뚫려 있어 들판을 바라보며 볼 일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화장실이 이색적이다. 1박 2일 또는 2박 3일 캠핑 패키지 상품을 갖추고 있어 가족들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카오야이에서는 태국 와인체험 여행도 가능하다. 방콕에서 160km 정도 떨어진 곳에 PB밸리에선 1989년에 수확한 포도로 첫 와인을 생산했다. 한국에는 아직 생소한 브랜드이지만 태국에서 유명한 와인메이커 2명이 관리하는 제조실과 숙성실을 둘러본 뒤 와인 시음을 하다보면 카오야이의 매력이 더 감미롭게 와닿는다.
◆ 무에타이 페스티벌 "원더풀"
'제8회 세계 와이 크루 무에타이 세리머니' 및 '미라클 무에타이 페스티벌'이 지난 17일 무에타이의 본고장 태국 아유타야주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무에타이 창시자 나카 놈똥을 기리는 기도 의식으로 시작해 무에타이 대련 시범과 경기로 이어졌다.
탄탄한고 매끈한 근육질의 선수들이 박진감 넘치는 무에타이 경기를 펼치는 동안 관람객들은 열광했다.
태국관광청 아유타야 사무소장은 "전통무술인 무예타이로 태국을 수호하고 독립을 지킨 선조들을 기리기 위해 이 행사가 시작됐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에 무에타이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49개국에서 555명의 선수들이 참여했고, 한국 선수는 6명이 초대됐다. 세계 와이 크루 행사는 매년 3월 17일 열린다. 문의: www.visitthailan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