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유통>유통일반

"하루 200잔 커피 눈 코 입으로 세 번 음미"

[우리회사 파워피플] 카페베네 '커피프린스' 윤성용 로스터

카페베네의 로스터 윤성용 차장이 갓 볶은 따끈한 커피원두를 들어보이고 있다. /도정환기자 doremi@



경기도 하남 외곽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다 보니, 타는 듯한 커피 향기가 감지된다. 카페베네가 운영하고 있는 로스팅 하우스다.

이 곳을 진두지휘하는 로스터(Roaster·커피 볶는 사람) 윤성용(36) 차장이 반갑게 마중을 나왔다. 내부로 들어서니 로스팅을 막 끝낸 거대한 기계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로스터의 벤츠라 불리는 '프로밧 G60'이다. 원두가 고소하고 따끈하다.

커핑을 마친 잔들이 수북했다. 윤 차장이 하루에 테이스팅 하는 커피만 200잔에 달한다.

로스팅 하우스는 카페베네의 전진기지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를 가진 카페베네 700여 개의 매장에 공급하는 원두가 이 곳에서 전국으로 뻗어간다. 하루 22만5000잔의 커피를 뽑아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로스팅이 시작되면 사령탑의 책임을 '즐기고' 있는 그의 오감이 함께 열린다.

-로스터란 직업은 아직 생소하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요리하는 사람이라면, 로스터는 원두를 최상의 커피로 만드는 사람이다. 맛 좋은 커피를 구성하는 건 로스팅이 40%, 좋은 생두가 40%, 바리스타의 능력이 20% 라고 생각한다. 근사한 커피를 마셨다면 그 뒤에 숨은 로스터들의 땀방울도 기억해 달라.

-로스팅 중엔 다들 예민해진다고 들었다.

▶집중해야 해서다. 눈으로 생두가 볶아지는 걸 지켜보면서 코로는 향을 맡고 귀로는 로스팅기의 드럼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최상의 원두가 되는 순간을 감지해야 한다. 로스팅 후엔 볶은 원두를 만져보며 수분 함량과 볶아진 정도 등을 감촉으로 알아낸다. 이어 커피로 추출해 맛을 보는 커핑 작업까지 오감이 총동원된다.

-카페베네 커피가 맛이 없다고 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런 얘기 들으면 슬프다. 최상의 커피맛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은데 말이다.

커피는 블렌딩 싸움이다. 나는 후블렌딩을 고집하고 있다. 산지에 따라 생두를 따로 볶은 뒤 섞는 방식인데, 원두 고유의 풍미가 남게 된다. 사실 공정이 많아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생두는 어디서 자랐느냐에 따라 밀도나 습도, 성분이 다 달라 같은 조건에서 로스팅하면 어떤 건 설익는다. 그렇다고 강하게 볶으면 맛이 살지 않는다. 11월엔 카페베네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로스팅 공장을 경기도 양주에 열 계획이다. 앞으로 더 기대해달라.

-최근 인기 있는 커피스타일은.

▶요즘은 아프리카 커피 특유의 꽃향이 나는 에티오피아, 초콜릿 향이 두드러지는 파푸아뉴기니 원두를 선호한다.

몇 년 전만 해도 강하게 볶은 커피맛을 선호했지만 최근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산지별의 특성을 살린 미디엄 로스팅이 유행이다. 카페베네도 미디엄으로 볶아 산지 특유의 향과 맛을 살리고 있다. 누구나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이다.

-가장 맛있게 마신 커피가 궁금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시는 커피는 항상 맛있다. 요즘 날 설레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직접 로스팅해서 내린 커피를 마음을 담아 건넨다. 내 마음을 알고 있을까. 하하. 아침에 출근해서 마시는 첫 커피도 매일 맛있다.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도 잘 된다.

-커피와 늘 함께 하니 부러움도 많이 사겠다.

<

《 커피 노트 》

*로스팅(Roasting)

커피 생두에 열을 가해 생두가 지닌 수분이나 카페인, 유기산, 탄닌 등을 조화롭게 표현해내는 작업.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이 결정된다. 같은 품종의 생두라도 자라난 환경과 보관 상태 등이 달라 최상의 커피 맛과 향을 뽑아내려면 숙련된 기술을 가진 로스터의 노력이 필요하다.

*커핑(Cupping)

커피의 정확한 맛을 감별하는 방법. 커피 테스트라고도 불리며 커피의 맛, 산미, 보디감, 뒷맛을 평가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