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대형투자은행(IB)들이 '한국경제 전망'을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어제는 '장밋빛'으로 예상했다가 오늘은 '회색빛'이라고 본 것이다. 외국계 IB의 이틀 사이에 바뀐 전망에, 이들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10개 주요 국외 IB가 2월 말 기준으로 내놓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3.3%다. 9개 대형 IB가 1월 말 기준으로 발표한 평균 전망치 3.4%에서 다시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IB들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작년 7월만 해도 4.4%였으나 9월에는 3.9%로 떨어지는 등 내리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한국 수출증가율이 200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재정 조기 집행으로 하반기에 재정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높은 가계부채 때문에 민간소비 전망도 밝지 않다고 판단했다. 민간소비는 작년(2.3%)보다 둔화한 1.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외국계 IB는 이틀 전만해도 우리나라 경제를 장밋빛으로 봤다. 실업률이 점차 개선되고 부동산 가격도 15년 동안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이다.
JP모건은 실업률이 3월에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면서 4월부터는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고, 한국 부동산시장은 10∼15년간 안정될 것으로 분석했다.뱅크 오브 아메리카-메릴린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가계소득, 인구 증가율, 대출 연체율 등을 분석했더니 10∼15년은 부동산가격이 안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었다.
스탠더드 차터드는 "UAE에 수출하는 건설,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증가와 원유수입 확대 등으로 양국간 교역과 투자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다"고 내다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과 이틀만에 전망치가 온탕과 냉탕을 넘나든다면 (분석내용에 대한) 장기적인 믿음을 갖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