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싱글족 가구 수가 크게 늘면서 유통업계가 눈높이를 맞추는 데 한창이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 결과 2000년 220만 명이던 1인 가구는 10년 만에 2배 이상 많은 410만 명으로 급속도로 불어난 상태다.
이제 온라인쇼핑몰에서는 1인용 제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11번가는 올 1~2월 밥솥, 세탁기 등 소형 가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다고 21일 밝혔다. 카레나 덮밥 등 간편조리 식품은 지난해보다 28% 많이 팔려나갔다.
옥션은 자취생을 위해 세제, 섬유유연제를 소량으로 묶은 '1인용 알뜰팩'과 '알뜰 청소팩'을 구성해 저렴하게 내놨다. G마켓도 매주 월요일마다 1인용 커피메이커와 토스터 등 소형가전을 반값에 팔고 있다.
옥션의 김은신 마트팀장은 "싱글족이 주로 소비하는 50종 품목의 물가상승률(5.4%)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4.0%)보다 높아 이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제품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먹을거리도 풍성
식음료업체들은 한번에 먹을 수 있어 뒤처리까지 편한 '꼬마 먹거리'를 속속 내놓고 있다.
남는 것은 대부분 버리게 되는 싱글족의 특성을 고려해 용량을 줄이거나 개별 포장한 제품들이다.
사이다 브랜드 스프라이트는 최근 작고 아담한 300㎖ 페트 제품을 새 단장해 내놨다. 삼립식품의 '6쪽 식빵'도 싱글족이 타깃이다. 식빵 수를 기존 10쪽에서 6쪽으로 줄이고 가격도 2300원에서 1500원으로 낮춰 부담을 덜었다.
혼자 사는 만큼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꼬마 가전'도 여럿 등장했다.
필수 가전이라 할 밥솥도 크기가 확 줄었다.
쿠쿠홈시스가 새로 선보인 3인용 IH전기압력밥솥 쿠쿠미니는 13분이면 1인분의 밥을 지을 수 있는 쾌속 취사 기능을 갖췄다. 기존 10인용 최고급 모델에 적용되던 기능도 거의 그대로 담았다. PN풍년도 3인용 전기밥솥을 최근 출시했다. 죽, 누룽지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국내 최소 15ℓ 용량의 '프리미니' 전자레인지를 판매하고 있다. 기존 20ℓ 제품보다 크기를 35% 정도 줄였다.
혼자만의 커피 타임도 싱글 가전이 만들어준다. 네스프레소는 자사 머신 중 가장 작은 캡슐커피머신 '픽시'를 내놨다. 30초 안에 예열이 가능해 1분도 안돼 커피를 즐길 수 있다. 과감하고 강렬한 색상들로 몸체를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