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면이 사나이들을 울릴 수 있을까.
하얀 국물의 꼬꼬면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팔도가 빨간 국물인 남자라면을 15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겠다고 11일 밝혔다. 팔도 측이 처음부터 빨간 국물 라면의 최강자인 신라면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밝혀 온 제품이다.
남자라면은 쇠고기·야채 육수에 마늘을 첨가해 신라면처럼 매운 맛을 앞세운 것이 특징. 중소 소매점엔 지난 10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봉지면 1개의 소비자가격은 850원으로 신라면보다 70원 더 비싸다.
팔도는 "라면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이라며 자신만만하다. 소비자 80명을 대상으로 신라면과 남자라면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66%가 남자라면을 선호했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이를 보는 농심의 눈초리는 싸늘하다. "지난 15년간 신라면에 도전했다 초라하게 사라져간 라면들을 잊었느냐"고 반문한다.
실제로 팔도는 한국야쿠르트에서 법인이 분리되기 전 '쇼킹면'(1997)과 '장라면'(2005)으로 신라면에 맞섰다 소리 없이 꼬리를 감춰야 했다.
그 뿐인가. 오뚜기는 '열라면'(1996), 빙그레는 '뉴면'(1996) '매운콩라면'(1998), 삼양은 '핫라면'(1997) '쇠고기 맵다면'(1999) 등을 출시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
GS리테일의 '틈새라면'(2006), 롯데마트의 '롯데라면'(2010) 등 유통업체들도 '타도 신라면'을 외쳤지만 공허하게 끝났다.
1986년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란 광고 카피로 화려하게 등장한 신라면은 연평균 8억 봉지가 팔리며 30년 가까이 '라면의 왕'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남자라면이 라면의 왕좌를 뺏어올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