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0대가 되니 소변을 보고 나서도 찝찝한 기분이거나 한 달에 한 두 번 꼴로 갑자기 소변을 누다가 요도가 팽창되는 느낌이 자주 들어요. 젊을 때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
비뇨기과를 찾은 환자들은 모두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면서 젊었을 때 건강했던 시절을 회상한다.
젊었을 때에는 없던 증상이 나이가 들면서 발병하고, 본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남성이 걸리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 질환이 바로 전립선 비대증이다.
전립선이란 남성에게만 있는 남성 생식기관의 하나로, 정액의 약 1/3 정도에 해당하는 전립선액을 만드는 곳이다.
전립선은 나이를 먹음에 따라 조금씩 커지게 되는데 이렇게 커진 전립선은 점차 방광의 밑에서 소변이 나오는 요도를 누르게 돼 소변을 보기가 힘들게 된다. 이것을 의학적 용어로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한다.
연령대에 따라 전립선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40대에는 40%, 50대에는 50%, 60대에는 60%가 경험한다고 할 정도로 중년 남성에게는 빈번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소변 보는 것이 속 시원하지 않은 중년의 남성들은 ▲소변을 본 후 2시간 내에 다시 소변을 본다 또는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본다 ▲밤에 수면중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 잠에서 깬다 ▲요의가 느껴지면 참기 어렵다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러한 빈뇨, 야간뇨, 요절박 등의 전립선 비대증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발병 원인은 정상 기능의 고환이 노화되어 발병하는 것이며,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중장년층 남성들의 대부분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연스런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자의 자존심으로 질환을 드러내기를 꺼려해 이같은 증상을 방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립선 비대증을 가볍게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게 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다. 방광이 다 비워지지 않으면 방광에 남아 있는 소변에 의해 세균이 성장하여 요로 감염이 생길 수 있으며, 소변 찌꺼기로 인해 방광 벽이나 요로에 결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남겨진 소변이 신장 쪽으로 거꾸로 역류하는 증상이 장기화 되면 신부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이 많이 개발돼 수술치료를 반드시 적용하지는 않는다. 증상이 중등도의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전체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70% 정도는 약물치료를 적용하고 있다. 병원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은 알파차단제로, 방광출구를 이완시키는 작용을 해 기능적인 막힘을 뚫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소변이 새지 않도록 긴장도를 유지시키는 알파 교감신경을 차단하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의 1차 치료제로 처방된다. 특히 알파차단제 가운데 탐수로신 제제는 복용 시 바로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 배뇨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빈뇨나 야간뇨 증상으로 수분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등 일상 생활에 타격을 받고 있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경우에는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도록 입에서 녹는 타입의 구강붕해정 형태의 탐수로신 제제를 처방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종로비뇨기과의원 최진선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남성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