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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애 낳은 죄' 임원 꿈 못꾸는 한국

'성평등 지수' 지난해보다 3단계 하락 107위 출산·육아 배려 없는 男중심 기업문화 반영

“승진인사에서도 자꾸 밀려나는데,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빡빡 출근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광고회사 차장으로 일하는 14년차 직장인 한설아(38)씨. 뺀질이 같은 남자 동기가 먼저 승진해도, 출산으로 자리 비운다고 눈총 받아도 꾹 참았다. 그런데 요즘 위기감이 몰려온다. 5살 딸을 봐주는 도우미가 돈을 올려달라고 하면, 부장 승진에서 또 미끄러질 걸 예상하면 사표 생각에 어금니를 꽉 문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여성임원들도 뜻과 역량을 다 펼칠 수 있는 사장이 돼라”며 격려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2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 젠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녀간 성평등 지수는 세계 135개국 가운데 107위에 불과했다. 2008년 108위, 2009년 115위, 2010년 104위로 만년 꼴찌다. 특히 경제 분야(117위) 성적이 저조하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고위급에 여성이 진출하지 못하는 시스템은 불평등한 시스템이자 불충분한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은 1.9%에 불과하다. 대기업 임원 중 여성 비율 또한 고작 4.7%다. 정치 참여율 또한 남성에 비해 낮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2011)은 15.1%, 정부부처의 고위직 여성 공무원비율(2009)은 2.7%로 미미하다.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 서영학 서기관은 “정치·경제 분야에서 의사 결정권을 갖는 여성 비율이 낮아 성평등 지수가 계속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올해는 소득격차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여성민우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여성노동 현실을 본다’ 또한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20대에 외모로 차별받는 여성들은 승진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30대에 임신·출산으로 퇴직 압력을 받으며 줄줄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 이렇게 밀려난 여성들은 40~50대엔 저임금의 장시간 노동을 하며 남성들과의 간극이 더 벌어지게 된다.

여성민우회의 주현정 사무처장은 “경제적으로 나아진 살림살이로 여성의 불리한 노동 현실이 가려지고 있지만 수년 째 상황은 더 나빠졌다”며 “특히 출산·육아를 겪는 30대 이후 여성들이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자리는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라 더 가혹한 성차별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평등 지수를 높이려면 기업의 결정권을 갖는 CEO와 임원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도 우수한 성평등 지수(4위)를 받은 스웨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국내 패션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스웨덴 출신 잉겔라 욘손씨는 “스웨덴에선 과장급 이상 여성이 71%나 되고 남녀 모두 출산휴가를 1년씩 쓰며 나라와 기업이 육아를 지원하고 있다”며 “일 잘하는 한국 여성들의 기를 살려줄 정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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