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의 절정을 이룬 10월. 오색 창연한 단풍 아래 색다른 추억을 만들 가을 축제가 들썩이고 있다. 때이른 추위가 찾아왔지만 ‘찰나의 가을’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은 멈추지 않고 있다.
◆도심 공원에서 가을 정취 만끽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은 도심 속 공원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맞는다. 남산 인근에서 일하는 김현선(27)씨는 요즘 점심시간마다 동료들과 남산에 오른다. 김씨는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며 걷고,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으니 가을 소풍을 나온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남산 관리사무실 관계자는 “남산의 북측 순환로는 차량이 전면 통제돼 산책로로 제격이고, 다양한 가을축제까지 열려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남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려면 22일과 30일 ‘남산 가을숲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남산의 자연생태 탐방코스를 걸으며 가을에 빠질 수 있는 기회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는 가을 바람에 춤추는 은빛 억새가 물결치고 있다. 평일 저녁에도 ‘서울억새축제’를 즐기려는 가족·연인들로 북적인다. 축제가 진행되는 23일까지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 오후 10시까지 개방된다. 퇴근 후에도 노을 지는 한강 야경, 달빛 아래 빛나는 억새밭 등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맛보고 즐기는 지역축제 ‘풍성’
오곡이 무르익는 가을 축제는 역시 ‘맛’이다. 입이 즐겁고 몸에도 좋은 지역 특산물을 선보이는 ‘웰빙 축제’가 곳곳에서 한창이다.
22~30일 강원도 양양군 남대천 일대에선 ‘양양연어축제’가 열린다. 사람들이 몰리는 연어 맨손잡기 체험장에서는 잡은 연어를 탁본을 떠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다. 연어를 직접 구워 먹을 수도 있다. 양양군 관계자는 “연어 맨손잡기는 행사 시작 전에 이미 3600명 예약 정원이 다 찼을 정도로 인기”라며 “퓨전국악 등 문화행사로 신나면서도 낭만적인 가을 축제 분위기를 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릉에선 향긋한 커피향이 진동한다. 21~30일까지 열리는 ‘강릉커피축제’에는 커피명소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돼 커피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20~23일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는 한류음식 전주비빔밥과 한정식의 진수를 느낄 ‘전주비빔밥축제’가 펼쳐진다. 최고의 비빔밥, 한정식 요리사를 뽑는 ‘나는 셰프다’와 일반인이 참여하는 ‘라이브 요리경연’이 진행된다. 비빔밥으로 만든 만두와 김밥 같은 이색 메뉴도 군침을 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