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선 2000원, 편의점에선 1만2700원?’
유례없는 고물가 시대, 똑같은 생필품도 가격을 비교해 사는 알뜰함이 필요해졌다. 물건값이 들쑥날쑥한 탓에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최대 6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치(5.3%)를 기록하는 요즘 “가격이 다 거기서 거기인 줄 알았다”면 지갑 단속이 급하다.
한국소비자원이 편의점과 대형마트·전통시장·동네 점포 등을 대상으로 작성해 4일 발표한 8월 생필품 가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즉석 밥, 아이스크림, 소금, 생수 등의 가격이 판매처에 따라 2~6배까지 벌어졌다.
조사 대상 생필품 101개 품목 중 최저가격과 최고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품목은 43개에 달했다. 주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대형마트보다 훨씬 비쌌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생수 ‘농심 삼다수’(500㎖)는 350원이지만 훼미리마트·GS25에선 850원으로 500원이나 차이 났다.
3배 이상 가격차가 난 제품은 ‘페리오A 묶음’(최저 2000원·최고 6900원), ‘두보레 장미비누’(최저 1700원·최고 5300원), ‘소와나무 모닝버터 무염’(최저 1090원·최고 3970원), ‘백설정백당’(최저 1600원·최고 5550원), ‘태양초 골드고추장’(최저 2920원·최고 1만600원), ‘에너자이저AA 2입’(최저 1000원·최고 3180원) 등이었다. 소금 제품인 ‘꽃소금’은 최저 가격이 500원인 반면 최고 가격은 2000원으로 4배나 비쌌다.
조사 대상 생필품 중 가격 차이가 가장 큰 제품은 목욕용품인 ‘해피바스 에센스 로맨틱 보디워시’였다. 평균 가격은 8019원인데 최저 가격이 2000원, 최고 가격이 1만2700원으로 6.3배 이상 차이가 났다.
◆편의점끼리도 30% 차이
가격이 비슷하게 여겨지는 편의점도 실제 가격 차이가 크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훼미리마트와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3대 편의점의 25개 생필품을 분석한 결과, 가격이 30% 넘게 벌어졌다. 소주의 경우 세븐일레븐에선 ‘처음처럼’(360㎖)이 1100원인 반면 훼미리마트·GS25에서는 1450원으로 가격차가 32%에 달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 측은 “같은 제품인데도 가격 차이가 큰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면서 “미리 해당 제품의 적정 가격을 확인해야 똑같은 제품을 비싸게 주고 사는 피해를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가격비교 사이트·앱 '쏠쏠'
돈을 아낄 수 있는 가격정보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한결 수월하게 손에 넣을 수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생필품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곳은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티프라이스(price.tgate.or.kr)’다.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 슈퍼마켓, 전통시장, 편의점 등 판매점 165곳의 생필품 100여 가지의 가격을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해 알려준다. 스마트폰에서 ‘티프라이스 앱’을 내려받으면 언제든지 휴대전화로 최신 가격정보를 확인 가능하다.
aT(농수산물유통공사)도 농수산물 물가를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일기예보처럼 농수산물 가격전망을 제공, 가장 저렴한 시기를 미리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