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이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냈다.

박태환은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11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결선에서 3분42초04의 기록으로 ‘라이벌’ 쑨양(중국·3분43초24)과 세계기록 보유자인 파울 비더만(독일·3분44초14)을 제치고 1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로써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 이어 자유형 400ｍ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로 세계수영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2위 쑨양과 1초20이나 앞서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쳐 남은 자유형 200m와 100m에서의 기대감도 높였다.

올해 14회째를 맞은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400ｍ 우승을 두 차례 이상 차지한 선수는 1978·1982년에 2연패를 달성한 옛 소련의 블라디미르 살니코프와 3연패(1998·2001·2003년)를 이룬 호주의 수영영웅 이언 소프에 이어 박태환이 세 번째다.

특히 박태환은 2009년 로마 대회에서 자유형 400ｍ는 물론 200ｍ와 1500ｍ까지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좌절을 경험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최강자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이날 3분46초74를 기록해 전체 7위로 결선에 오른 박태환은 결선에서 1레인을 배정받아 주위의 우려를 샀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록이 좋지 않았고 가장 구석에 위치한 1레인은 물의 저항을 많이 받는데다 경쟁자들을 제대로 볼 수 없어 불리한 상황으로 인식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최대한 힘을 아끼고 결선에서 모든 것을 집중한다는 작전을 펼쳤고, 결선에서는 레이스 시작부터 치고 나갔다.

8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0.67초의 출발 반응 속도를 기록한 박태환은 세계기록보다 빠른 기록으로 50m를 터치했고, 100m 지점까지 계속 선두를 이어갔다. 그러나 200m 지점에서 7레인 야니크 아넬(프랑스)에게 선두를 허용했고, 250m 지점에서 4위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지구력이 좋은 박태환은 300m를 앞두고 다시 선두로 치고 나온 뒤 마지막 100m를 남기고 스퍼트를 펼쳐 2위권과 격차를 3~4m까지 벌이면서 여유있게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은 25일 자유형 200ｍ 예선에 나서고, 27일 자유형 100ｍ로 다관왕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