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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눈금 따라 소주·맥주 비율 자유자재로

■ 2011년 상반기 최고 히트 아이템 ‘소맥잔’ 개발 우상택 대표

“김 대리가 말아, 이 과장 건 맛이 없어.”

직장인들이 회식자리에서 즐겨 먹는 폭탄주 ‘소맥’. 하지만 소주와 맥주의 비율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게 흠이었다. 이런 고민을 한번에 해결해준 ‘소맥잔’이 2011년 상반기 최고의 히트 아이템으로 선정됐다. 1 대 9에서 5 대 5까지 소주와 맥주의 비율을 표시해 일정한 맛을 낼 수 있게 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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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소주와 맥주 비율을 제대로 못 맞춰 ‘병권’을 잡지 못했던 직장인들에게 바칩니다.(하하)”

애주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소맥잔’은 온라인숍 러브삼(www.love3.co.kr)을 운영하는 우상택(39) 사장의 작품이다. 우 사장이 이 제품을 만든 건 단순히 ‘소맥’을 좋아해서다.

“평소 아내와 소맥을 즐겨 마시는데, 매번 맛이 다른 거예요. 그러던 어느 날 딸이 유치원에서 비커를 가져왔는데, 눈금자를 보고 ‘이거다’ 했죠. 처음에는 비커에 만들어 먹다가, 전용잔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직접 만들었어요.”

우 사장이 제작한 ‘소맥잔’은 소주와 맥주의 비율을 1 대 9에서부터 5 대 5까지 눈금으로 표시해 취향과 주량에 따라 제조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1 대 9 비율은 ‘부드럽게 술술’, 3 대 7 비율은 ‘소주황금비율’, 5 대 5 비율은 ‘기절만취주의’ 등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문구와 깜찍한 캐릭터를 그려 넣었다.

“소주와 맥주의 5가지 혼합 비율은 직접 제조했어요. 제 주량은 2병인데, 저는 3 대 7이 가장 맛있더라고요. 제 아내는 2 대 8을 즐겨 먹고요. 5 대 5는 말 그대로 기절할 수 있으니까 조심하세요(하하).”

◆기획·제품 출시까지 3개월

지난해 9월 기획하기 시작해 딱 3개월이 걸렸다. 12월 중순에 완제품을 내놨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시기적으로 딱 맞아떨어졌어요. 연말엔 동창회다 송년회다 모임이 많잖아요. 사실 큰 기대는 안했는데, 처음 제작한 물량 3000개가 단기간에 다 팔렸어요.”

‘소맥잔’의 인기는 가히 놀랍다. 히트 상품으로 선정돼 신문에 보도된 날에는 하루 8000개가 팔려나갔다. 요즘은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단체나 주류업체에서도 많이 찾는다. 쏟아지는 주문 덕에 우 사장은 직원 4명과 매일 철야 근무 중이다.

“강남·홍대 등의 주점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대량으로 주문하기도 해요. 한 업체 사장님은 ‘소맥잔’을 들여놓은 뒤로 가게 매상이 올랐다고 좋아하세요. 또 어떤 분은 돌잔치 기념품으로 쓴다며 100개를 사가시고요. 힘들어도 일하는 보람을 느끼죠.”

◆소맥잔에 얽히 에피소드

주문이 한창 몰리던 6월 중순, 부득이하게 배송 지연이 생기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겪었다.

“한 고객이 오늘 안에 꼭 물건을 받아야 한다며 직접 사무실로 찾아왔어요. 미국으로 이민 가는 부부였는데, 다시는 한국에 안 들어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꼭 소맥잔을 챙겨가야 한다고요. 사람들마다 ‘소맥’에 얽힌 추억들이 많나봐요.”

‘소맥잔’의 활용도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어르신들은 눈금자를 이용해 매실차·유자차를 타 먹고, 아이들은 캐릭터에 맞춰 우유를 따라 마신다.

◆다양한 술문화 아이템 개발

우 사장은 ‘소맥잔’의 대박으로 기존에 주력하던 판촉물 사업을 잠시 미루고, 소맥잔 판매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아이템이 인기를 끌자 시중에 판을 치는 카피 제품 처리, 후속 제품 출시 등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물용으로 예쁜 케이스도 만들고,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할 계획입니다. 또 술 문화와 관련된 재밌는 아이템을 계속 준비 중에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박지원기자 pjw@metroseul.co.kr

사진/도정환기자 dor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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