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회식과 과중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는 남성 직장인 가운데 ‘장 트러블’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시도 때도 없이 배가 아파 화장실로 달려가지만,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어 괴롭기만 하다.
◆복통·변비·설사 등 증상 지속
흔히 장 트러블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과민성장증후군(IBS)’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더부룩함)과 함께 변비·설사가 지속되거나, 변비·설사가 며칠 간격으로 번갈아 나타나기도 한다.
주로 식사 후나 가벼운 스트레스 뒤에 이런 증상이 생긴다. 이는 만성 소화기 질환이자 기능성 위장장애로, ‘과민성장증후군’이라는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극심한 스트레스에도 생겨
이 병에 대한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장·위 등 소화기관의 운동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과민성장증후군은 정신적인 요인과도 밀접하게 관련있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복통이나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모두 과민성장증후군은 아니다. 증상이 자주, 또는 장기간 지속되고 그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때만 과민성장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의 국내 유병률은 9.6% 정도지만, 미국·영국 등 의 경우에는 20%가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한양대학교 서울병원 소화기센터 이오영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사회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의 증가로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20∼30대 직장인 많이 생겨
과민성장증후군은 50대 이전의 젊은 층, 즉 10대 수험생과 20∼30대 직장인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는 식습관과 업무 스트레스, 과음 등이 주원인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의 증상은 변비형·설사형·혼합형 등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남성은 설사형, 여성은 변비형이 많다. 특히 남성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47%가 설사형으로 이를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이라 부른다. 이 또한 원인이 정확하지 않거나, 과음·불규칙한 식사·정신적 스트레스·세균성 장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업무 능률 저하 이어져
남성들의 과민성장증후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무단 결근 비율은 정상인에 비해 2배로 나타났다.
이같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오영 교수는 “남성과민성장증후군의 상당수가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야채·과일 등 식이섬유를 많이 먹고, 커피 등 카페인 음료와 밀가루·인스턴트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