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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최저생게비 깎여도 둘이라서 행복”

‘기부 결혼식’ 올린 방상연·안정란 부부

“아기는 한 명만! 많으면 좋죠, 하지만 키우는데 돈 들어가니까 솔직히 걱정이에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주택가의 반지하 단칸방에서 만난 방상연(43), 안정란(44) 부부는 “항상 아껴주는 반려자 덕분에 조금 부자연스러운 육체는 문제될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부부는 지난 3월19일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색다른 ‘기부 결혼식’을 올리며 주변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요즘 젊은이들처럼 튀고 싶어 독특한 결혼식을 올린 것은 아니다. 새신랑 방씨는 연신 새신부 안씨를 쳐다보며 “결혼식을 올릴 돈이 없어서 기부 결혼식을 치렀어요”라고 말했다.

곧이어 결혼 당시를 묘사하는 추억의 회상이 이어졌다. “먼저 주례사의 단상이 없었죠. 대신 꽃으로 장식한 무대 앞에 ‘오늘, 상연과 정란, 우리 결혼합니다’란 플래카드를 걸었어요.”

결혼식에 사용한 꽃은 인근 화원에서 기부 받았고, 무대 전면을 분홍색으로 물들인 플래카드는 신혼 부부의 지인이 마음을 보탰다.

주례 단상이 없으니 주례도 없었다. 대신 신랑신부의 지인이 덕담하며 결혼을 축하했다. 누구는 “결혼은 투쟁의 연속”이라며 서로 이해하고 살기를 권했다. 또 누군가는 축가를 불러 결혼식을 빛냈다.

방씨는 뇌병변 1급 장애인으로 결혼 밑천이 없었다. 결국 이들의 사정을 먼저 안 노들장애인야학 친구들이 ‘방상연-안정란 결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부 결혼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결혼이 ‘고민 끝 행복 시작’을 예고해주진 않았다. 안씨는 “남들처럼 자식을 낳아 키우고 싶지만 결혼하면 오히려 생계비가 줄어들어 걱정”이라며 “수입이라고 해봐야 정부 지급 최저생계비가 전부”라고 털어놨다.

미혼 당시 각각 50만원을 받았지만 결혼 이후 2인 가구로 책정돼 85만원 가량을 최저생계비로 받고 있을 뿐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직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있어요. 대신 조금씩 아끼며 생활 여건 조성에 보태고 있죠.”

부부의 신접 살림이 시작된 동숭동 반지하 단칸방 입주는 결혼 2주 후인 지난 4월에야 이뤄졌다. 노들야학과 2분 거리인 곳에 경사로까지 설치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 탓이었다.

“각자 서로에게 손과 발이 되고 있어요. 하루종일 웃음꽃이 피어나는 신혼부부랍니다. 하하.”

노들장애인야학 전화번호 02)766-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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