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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공백' 실력으로 넘어

■ ‘재취업 성공’ 주부 3인, 인생 제2막 활짝

결혼, 출산, 육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던 여성들.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열정적으로 일하던 그때가 그립다. 하지만 주부들이 다시 사회로 발을 내딛기엔 녹록지 않은 세상이다. ‘경력 단절’이라는 장벽을 넘어 재취업에 성공, 인생의 제2막을 열어가는 주부 3인을 만났다. 그들은 남들보다 2배속으로 빠르게 사는 이들이었다.

/박지원기자 pjw@metroseoul.co.kr

사진/도정환기자 doremi@

◆결혼·출산·육아는 힘들어

웨딩플래너 박고은(38)씨는 출산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한 첫날, 화장실에서 엉엉 울었다. 모유수유로 불어난 젖을 짜고 있는 자기 자신이 너무 서러워서다. 그날로 9년간 다니던 은행에 사표를 냈다.

독서지도사로 일하고 있는 김선호(40)씨는 시부모님을 모시며 아이를 키우는 게 만만치 않았다. 학원에서 국어 강사로 일하던 경력이 아까웠지만 ‘아이는 엄마 손에 커야 한다’는 생각에 그만두고 집에 들어 앉았다.

플로리스트 강사 김채희(37)씨는 결혼한 여자에 대한 회사 차별에 못 견뎌 관둔 사례다. “승진할 차례였는데 결혼했다는 이유로 밀려난 거예요. 너무 화가 나서 계속 다닐 수가 없었어요.”

◆‘아내’ ‘엄마’의 이름으로

살림에 남편 내조, 아이 뒷바라지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빴지만 항상 2%가 부족했다. ‘아내’ ‘엄마’라는 이름만 있고 ‘나’는 오간 데 없었다.

중학생 딸 하나를 둔 김선호씨는 애지중지 키우던 아이의 한마디에 충격을 먹었다.

“준비물부터 숙제까지 제가 다 거들어줬어요. 근데 아이가 간섭 좀 그만하라는 거예요. 엄마도 엄마 일 좀 하라면서요. 아이만 바라보고 사느라 저는 없었던 거죠.”

활동적인 성격의 박고은씨는 “육아에만 전념하기엔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계속해서 무언가에 도전하려고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김채희씨 역시 한동안 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지만, 성취감도 있고 가계에 보탬이 되는 일을 찾고 싶었다.

◆전문성 갖춰야 사회 복귀 쉬워

전업주부 생활이 길어질수록 사회 복귀는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재취업에 성공한 주부 3인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바로 전문성을 갖추라고 입을 모았다.

김선호씨에게는 ‘한우리 독서지도사’가 큰 힘이 됐다. “수강생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등록했죠. 배우는 내내 즐겁더라고요. 평소 책을 읽는 걸 좋아한 데다, 학원 강사 경력이 큰 도움이 됐어요. 매주 새로운 책을 읽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웨딩플래너 초창기 멤버인 박고은씨는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3개월간 교육을 받고 이 일을 시작했다. 박씨는 “웨딩플래너 하면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잘하는 집만 알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부동산에 자산관리까지 폭넓은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며 “지금도 끊임없이 공부 중”이라고 말했다. 그 덕에 협회에서 1년에 한 번 최고의 웨딩플래너에게 주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3년째 받고 있다.

‘들어가기도 잘하고 관두기도 잘한다’. 김채희씨를 보고 주위에서 하는 말이다. 학원에서 플로리스트 과정을 수료한 김씨는 “내가 꽃을 잘 만지니까 스스로 당당해지더라”며 “많은 나이도 애기 엄마라는 사실도 전혀 장애가 안 된다”고 말했다.

◆가계에 보탬… 가족은 나의 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금전적인 여유’와 ‘시간’이다. 이들은 남편 수입 못지않은 월급으로 당당한 워킹맘으로 거듭났다. 또 스스로 스케줄만 조정하면 시간 활용도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이 밖에서 잘나가는 독서지도사, 웨딩플래너, 플로리스트 강사로 불려지기까지는 가족의 힘이 컸다.

번잡한 걸 싫어했던 김선호씨의 남편은 아내의 학생들을 위해 집을 내줬고, 박고은씨의 남편은 주말에 출근하는 엄마를 대신해 아이와 열심히 놀아줬다. 김채희씨도 남편과 아이들이 알아서 밥도 잘 챙겨 먹고 청소도 도와준다며 고마워했다.

◆도전하면 취업 길 열려

‘경력 단절’의 공백을 메우는 건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공부밖에 없다. 또 ‘일단 들어가고 보자’식의 묻지마 취업보다 자신이 ‘평생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는게 중요하다.

“아이에게 올인하지 말고 자신에게도 투자하세요. 내가 잘하는 거, 내가 좋아하는 거, 내가 하고 싶은 걸 구분해서 차근차근 준비하세요. 그래야 어느 순간 혼자 일어설 수 있어요. 또 무언가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끝까지 이루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두려워 말고 문을 두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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