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맵시와 각선미를 살려주는 하이힐. 보기에는 예쁘지만 발 건강에는 독이 될 수 있다.
◆ 잘못된 신발 선택 탓…여성 5∼6배 많아
잘못된 신발 선택이 불러올 수 있는 대표적 질환으로 ‘무지외반증’이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무지)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으로 40∼50대 중년층, 특히 여성에게서 5∼6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 신발을 고를 때 발의 폭에 맞추지 않고 디자인과 발 길이만 고려하기 때문이다.
무지외반증 초기 증상은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통증이 생긴다. 그러다 점점 통증이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
이는 결국 엄지발가락이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해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신경이 뭉쳐 발바닥 앞쪽 부위에 통증을 유발한다. 발의 변형이 점점 심해져 발바닥을 지탱하는 뼈의 배열이 틀어지게 되는 것이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박의현 원장은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잘못된 걸음걸이는 무릎이 받는 하중을 비정상적으로 가져와 관절염을 일으키기 쉽고, 척추에도 무리를 줘 허리 디스크 등의 2차 질환이 생길 수 있다”며 “심한 무지외반증은 수술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미니금속판 고정 절골술, 2∼3일 후 목발 없이 보행
무지외반증은 재활·주사치료 등 비수술 요법으로는 완치가 어렵다. 이 때문에 수술과 입원에 필요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은 증상을 방치해 갈수록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하지만 최근 최근 핀 제거를 위한 2차 수술의 불편함을 보완하는 수술법 ‘미니금속판 고정 절골술’이 도입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이호진 과장은 “미니금속판을 이용한 수술은 무지외반증이 심한 환자도 받을 수 있고 보험 적용도 가능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미니금속판은 인체에 무해한 티타늄 소재로 만들어졌고, 크기가 1∼3cm로 작기 때문에 금속판 자체로 인한 큰 절개가 필요 없어 미용적으로도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우선 엄지발가락 부위를 절개한 후, 엄지발가락 하단 부위인 제1중족골 부위 1∼2곳을 절골해 엄지발가락의 위치를 바로잡는다. 이때 뼈를 고정시키는 과정에서 기존의 금속핀 대신 미니금속판이 사용된다. 수술 부위에 맞는 미니금속판을 선택해 부착하고 같은 재질의 핀을 박아주면 수술이 끝난다. 미니금속판은 뼈가 붙고 난 뒤에도 제거하지 않아도 되므로 2차 수술이 필요없다.
시술 시간은 30분 정도로 짧고, 입원도 2∼3일 정도만 하면 되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경우 주말을 이용해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수술 후 깁스 대신 2∼3일 후부터 엄지발가락을 살짝 띄워주는 특수 신발을 신으면 목발 없이 걸을 수 있다.
/박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