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에 예일대 바람이 불고 있다. 한때 ‘엄친딸’이었던 ‘전’ 예일대생은 여전히 자신이 예일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주장한다. 현 예일대생은 ‘엄친아’의 기질을 마음껏 보여준다. 이 둘과는 달리 예일대 교수는 ‘엄마 친구’ 격이다. 1등을 놓쳐서는 안 되는 한국식 부모와 닮은 중국식 부모의 독특한 교육법을 소개한다.
예일대 바람의 선두에 선 자전 에세이집 ‘4001’(사월의책)은 저자인 신정아씨가 미국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2007년 당시 일명 ‘신정아 사건’으로 비화한 신 씨의 예일대 박사학위가 위조가 아니란 증거를 찾기 위한 여행이다.
이 사건으로 옥살이를 한 그는 여전히 예일대에서 공부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자신은 예일대와 이 대학 입학 브로커가 맺은 ‘부적절한 관계’의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제 예일대 출신이라는 신씨를 교수로 초빙했다 뒤통수를 맞은 대학만 예일대와 법정 분쟁 중이다. 법원은 다음달 이 소송에 대해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반면 진짜 예일대생 이형진씨는 스펙부터 달랐다. 아시아인 최초 ‘전미 최고의 고교생’ 등극, SAT·ACT 만점, 아이비리그 9개 대학 동시 합격까지. 혀를 내두르는 타이틀이다. 게다가 테니스, 바이올린, 뮤지컬 등 못하는 것이 없다.
하지만 그는 ‘천재가 아니며 공부는 쉽지 않고 더구나 재미있지도 않다’고 고백한다. 중요한 것은 그가 쓴 책 제목대로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샘앤파커스)이기 때문이다. “왜 공부하는지 그 이유에 집중하면 ‘어떻게’에 대한 답도 쉽게 나온다.” 엄친아의 말이 아니길 빌어본다.
중국 이민 2세대인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는 ‘엄친’이다. 흔히 생각하는 미국식 엄마 친구를 생각하면 오산. 오히려 자녀 교육에 부모가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점에서 한국식 엄마 친구다.
그의 교육법은 ‘타이거 마더’(민음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추아 집안의 자녀들은 다른 집 자녀보다 무조건 두 단계는 앞서 가야 하고 악기 연주도 취미란 있을 수 없다. 수준급이 되기 위해서는 ‘철야 연습’도 불사한다.
하지만 자신의 부를 세습하거나 못다한 욕망을 자식이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교육에 목을 매는 한국 부모와는 확연히 다르다. 추아는 “아이들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공부하도록 다그친다. 그 목표는 자녀가 “스스로 미래에 대비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물론 중국식 부모 모델이 두 딸에게 무난히 적용됐느냐는 책 말미에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