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을 빠져나와 회사에 도착. 까칠한 상사의 잔소리, 쏟아지는 일 폭탄, 업무 관계자들의 채근을 견디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저문다. 반복되는 일상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은 괴롭기만 하다. 하루하루 쪼그라져 가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달래줄 심리학 책들을 모았다. 근무중 몰래 펴 보면 키득키득 웃음이 나고, 헛헛한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읽으면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진다.
회사 몰래 보는 오피스북’(위즈덤하우스)엔 전 세계 직장 선배들이 알려주는 포복절도 사무실 생존전략이 담겨 있다. 근무 시간 중 수면법·음주법에서 달콤 짜릿한 사내 연애 즐기기, 안락한 책상을 만드는 인테리어 요령까지 실용적인 것 같으면서도 조금은 엉뚱한 비법들이다. 못된 상사 골탕 먹이기, 최후의 순간 회사에 복수하는 방법은 실제로 써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읽는 것만으로도 통쾌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전문성까지 갖췄지만, 쥐꼬리 연봉에 승진에선 항상 밀리는 김대리. ‘심리학을 아는 사람이 먼저 성공한다’(갈매나무)는 김대리의 2% 부족함을 콕 짚어준다.
커리어 코칭 전문가인 저자는 성공하고 싶다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법칙을 터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지와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53가지 기술을 쉽고 재밌게 알려준다.
“왜 사느냐”는 질문에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 많은 연봉을 받아도 집을 장만해도 원하는 것을 성취해도 ‘하나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정신과 의사 하지현씨는 “너무 열심히 사는 게 문제”고 말한다.
하씨가 펴낸 ‘심야치유식당’(푸른숲)은 독특한 형식의 심리 에세이다. 전직 정신과 의사 철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른 여덟 명의 손님들의 증상(불면증, 음식중독, 발기부전, 징크스, 공황장애 등)을 들어주면서 각자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결국 우리가 겪고 있거나 겪을 법한 심리 상태를 이야기한다.
항상 웃고 즐거워야 건강한 게 아니다. ‘화내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모두 다 괜찮아’(다른세상)의 저자 크리스토프 앙드레는 절망·슬픔·걱정·분노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특정 마음을 도려내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슬픔이나 근심이 불거졌을 때 책·영화를 보거나 무언가를 먹는 건 임시방편일 뿐이다. 결국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저자는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이 풍요로워지거나 고통스러워질 수 있다며 조용히 말한다. “당신의 마음이 하는 말은 언제나 옳다”고.
/박지원기자 pjw@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