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등산으로 다이어트 해야지”. 새봄을 맞아 두꺼운 외투 속에 감춰뒀던 뱃살을 빼려는 여성들이 산에 오르고 있다. 싱그러움 가득한 산의 기운도 느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춘삼월 산행비책’을 4자성어로 알기 쉽게 풀어봤다.
■ 유비무환(有備無患): 철저히 준비하면 근심이 없다
산행 준비물을 꼼꼼히 챙겨야 위급 상황 시 당황하지 않는다.
해빙기의 산은 녹았다 얼기를 반복해 곳곳이 질퍽하고 미끄럽기 때문에 그늘진 곳이나 바위가 많은 길은 피하는 게 좋다. 특히 땅 표면만 녹고 속이 얼어있는 경우가 많아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등산화와 등산용 스틱·아이젠을 준비하는 게 좋다. 또 산 속은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외투도 준비한다.
체력 보완을 위해 칼로리가 높은 사탕·초콜릿 등의 간식을 챙기고, 압박붕대나 일회용 밴드, 소독약과 진통제 등 구급약도 가져가는 것이 좋다.
■금상첨화(錦上添花): 좋은 것 위에 더 좋은 것을 더하다
산에도 ‘보는 눈’은 있기에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다. 엘르 스포츠의 전계영 디자인 실장은 “등산을 즐기는 20~30대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세련된 디자인의 아웃도어 웨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여성들은 원색·무채색의 등산복보다는 톤 다운된 컬러나 은은한 파스텔 계열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또 펑퍼짐한 바지와 셔츠는 자칫 약수터에 나온 ‘동네 아저씨’처럼 보일 수 있다. 몸에 살짝 붙는 스타일이 한결 날씬해보인다. 최근에는 인체공학적 입체 패턴과 절개를 사용해 활동적이면서도 슬림한 실루엣을 강조한 제품도 많이 나왔다.
디테일 역시 중요하다.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린 아웃도어 웨어는 ‘올드 패션’이다. 장식이 적고 후드·소매·포켓 등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등산복은 일상복으로 입기에도 손색이 없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
뭐든 무리하면 안된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능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갑작스럽게 산행을 시작하면 겨우내 운동부족으로 약해진 관절에 무리가 간다”며 “산에 오르기 전 10~20분간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산행 시에는 어깨·허리·다리 등 몸에 힘을 많이 주지 않는 편안한 자세로 상체는 앞으로 조금 기울여주고, 보폭은 작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도 명산 많아요
■등하불명(燈下不明): 등잔 밑이 어둡다
멀리서 찾지 말자. 서울 시내에도 명산은 많다. 대부분이 험하지 않아 산행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오를 수 있다.
◆구룡산: 강남구 개포동과 서초구 염곡동에 걸쳐 있다. 높거나 험하지 않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서초동과 도곡동이 펼쳐져 보인다.
◆개운산: 성북구에 위치한 개운산은 경사가 완만하고 산 언저리에 나무 데크로 조성된 둘레길이 있다. 한 바퀴를 돌면 약 3.6km 정도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에는 식물체험관과 마로니에마당, 스포츠센터 등의 시설이 있다.
◆우면산: 서초동 예술의 전당 뒤편에 자리했다. 산행길이 짧고 경사가 완만하다. 저수지가 있는 자연생태공원과 곤충 관찰림 등도 있다.
◆아차산: 287m의 낮은 산이지만 서울시내 전경과 아름다운 한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산행 코스도 잘 정비돼 있어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산행 소요 시간은 1~2시간 내외다. /박지원기자